<앵커>
며칠전 부산의 한 대학에서 신입생들에게 오물막걸리를 뿌려 물의를 빚었는데 전북의 한 대학에서도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났습니다. 해당 학과의 교수마저도 이런 행사가 신입생의 소속감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는게 놀랍습니다.
노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반소매와 반바지 차림의 신입생들이 바닥에 앉아 있습니다. 선배 여러 명이 막걸리를 신입생들에게 뿌리고 있습니다.
새 학기가 막 시작된 지난 4일, 전북의 한 대학에서 치러진 신입생 환영회 모습입니다. 해마다 이 학과에서는 액운을 쫓고 소속감을 높일 수 있다며 막걸리를 뿌리는 환영 행사를 열어왔습니다.
[해당 학과 교수 : (막걸리를 뿌린 행사가) 과의 소속감이나 동질감이라는 공감대를 (학생들에게) 형성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비난이 잇따르자 학생회는 아무런 맥락 없는 가혹행위는 아니지만 원치 않는 신입생에게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끼친 점은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며칠 전에는 부산의 한 대학에서 담배꽁초와 남은 음식물 같은 오물 섞인 막걸리를 신입생들에게 뿌려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악습을 끊지 못하고 전통으로 포장한 환영식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이나영 교수/중앙대학교 사회학과 : 전체주의 문화의 잔재라고 볼 수 있어요. 어떤 부당한 일이라도 질문하지 않고 저항하지 않고 복종한다. 그런 문화가 아직도 일부 대학 사회에 남아 있는 거 같고요.]
대학 내 인권센터 활성화 같은 제도적 장치와 함께 대학 구성원들의 성찰을 통한 자정 노력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