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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자랑이냐"…집 현관문 막고 신축 공사

<앵커>

한 건설사 대표가 대형 빌라 촌을 만들겠다고 공사를 하면서 이렇게 길게 담벼락을 쳤습니다. 이 집은 현관문과 창문까지 막혀버렸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종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로 옆에 서 있는 낡은 단독주택, 창문과 현관이 버젓이 있는데 누군가 담벼락을 길게 쳐서 모두 막아버렸습니다.

이 집에 사는 65살 장애인 이 모 씨 부부는 하는 수 없이 다른 쪽 화장실 벽을 뚫여 새 현관문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집 바로 옆에선 117가구 규모의 대형 빌라 촌 신축공사가 한창인데, 담벼락은 바로 이 건설업체 대표의 지시로 만들어졌습니다.

[빌라 건설사 관계자 : 원래 여기까지 우리 땅이기 때문에, 이분들이 (현관문을) 쓰면 안 돼요. 이거 함부로 취재하면 큰일 나. 이 땅 주인(건설사 대표)도 어마어마한 분이에요. 장애인이 무슨 자랑이에요?]

해당 건설사 대표는 1999년부터 이 씨 부부가 인접해있는 자신의 땅을 자꾸 침범해 여러 차례 소송을 통해 자신의 땅을 돌려받고 사용료 3천8백만 원까지 받아 냈다고 설명합니다.

취재진은 업체 대표를 만났지만, 고성과 욕설에 취재는 불가능했습니다.

[건설사 사주 (담장 설치) : 뭐하는 거야 지금? 카메라 치워! 발길로 차기 전에 새끼야!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전 더이상 취재 못 합니다. 갑시다.) XX하고 자빠졌네, 이 새끼. 너 이 새끼 이리로 와!]

건설사 측은 이후 자료를 통해 부부가 더 이상 자신들 땅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정당하게 담벼락을 설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광석/부동산 전문 변호사 : (땅 소유권과 별개로) 담을 쌓느냐 마느냐 하는 부분은 (부부의) 생존권이라든지 생활권을 현저히 침해하게 된다면 (땅주인의) 권리의 남용으로 갈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죠.]

화장실 청소를 하며 근근이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장애인 부부는 법적 대응도 하지 못한 채 도움의 손길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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