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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10년째 못 깬 '3만 달러 벽'…'중진국 함정' 빠지나

[취재파일] 10년째 못 깬 '3만 달러 벽'…'중진국 함정' 빠지나
때만 되면 슬로건처럼 자주 들리던 말이 있죠.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넘어서자' 그런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만7천34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년보다 2.6% 줄어든 수치인데요, 달러 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전년보다 감소한 건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9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입니다.

이 때문에 그렇게 고대하던(?) 또는 누군가는 고대했을(?)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은 또 실패했습니다. 물론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원화가치가 떨어져 그만큼 달러로 환산한 국민소득이 줄어든 측면도 있지만, 이번 결과를 보면 환율이 아무리 도와준다해도 3만 달러를 넘긴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결국 근본적인 원인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그만큼 우리 경제가 저성장했기 때문이라고 봐야겠죠. 실제로 지난해 우리의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은 2.6%에 불과해 최근 3년간 가장 적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년째 3만 달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처음 2만 달러대에 진입한 건 지난 2006년으로, 당시 2만823달러를 기록했는데, 그 이후 2010년 2만2천170달러, 2011년 2만4천302달러, 2012년 2만4천696달러, 2013년 2만6천179달러 등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해오다 지난해엔 오히려 뒷걸음질쳐버린 겁니다.

다른 나라들을 볼까요? 세계은행 조사결과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대에서 3만 달러를 돌파하기까지 스위스는 2년, 일본과 스웨덴은 각각 4년, 독일과 덴마크는 각각 6년이 걸렸습니다. 10년째 벽을 깨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분명히 느린 셈입니다.
문제는 올해도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돌파하긴 어려울 것 같다는 겁니다. 연내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으로 올해 환율도 원화가치 하락이 예상되는 데다가 중국 경기둔화로 세계경기가 좋지 않아 수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내수도 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이죠. 그러다보니 정부만 올해 경제성장률을 3.1%로 낙관할 뿐 대부분의 민간 경제연구원들은 2% 대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결국 국민소득 계산에서 분자가 될 GDP가 획기적으로 느는 일이 없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전문가들은 우리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기까진 앞으로도 2~3년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대를 벗어나 3만 달러로 빨리 들어서야만 선진국으로 안착할 수 있는데 경제 성장 동력이 한계에 다다른 측면이 있어 쉽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이른바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자칫 선진국 도약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성장잠재력을 키워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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