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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AI로 바뀌는 직업군…관건은 불평등 해소

[취재파일] AI로 바뀌는 직업군…관건은 불평등 해소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AI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수많은 화두가 던져지고 있지만, 가장 많이 회자되는 건 역시 AI가 인간의 친구냐, 적이냐일 것 같습니다.

'AI가 인간을 보조해 우리의 삶을 혁신적으로 개선시키는 유토피아를 가져올 것이냐' 아니면 'AI가 스스로 사고해 인간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를 가져올 것이냐' 일반인들 뿐 아니라 전문가들까지 의견은 이렇게 나뉩니다.

그런데 유토피아가 오든 디스토피아가 오든 공통적으로 예상되는 현상이 있습니다. AI로 우리 인간의 직업 지형도가 크게 바뀌는 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일단 AI로 상당수의 직업이 사라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세계경제포럼, 다보스포럼에서는 AI로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가 2백만 개, 사라지는 일자리가 7백만 개로 예상돼 결과적으로 5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옥스포드대학 연구팀은 미국의 702개 직업 중 절반이 20년내 AI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직업들이 먼저 사라지게 될까요? 옥스포드대 연구팀 등 전문가들은  해당 직업이 창의력이 얼마나 필요한지, 예술과 관련된 일인지, 사람들을 파악하고 협상하고 설득하는 일인지 등이 이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이런 변수들을 활용해 우리나라 주요 직업 4백여 개의 전망치를 분석했습니다. 먼저 AI로 대체될 위험이 높은 직업으로는 콘크리트공, 정육원, 도축원,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조립원, 청원경찰, 조세행정사무원, 환경미화원, 택배원, 주유원, 부동산 컨설턴트, 보조교사, 육아도우미, 주차 관리원, 손해사정인, 일반의사, 관제사 등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 업무가 상대적으로 단순 반복적이거나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이 적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면에 화가나 조각가, 사진사, 작가, 지휘자, 작곡가, 연주자, 애니메이터, 안무가, 가수, 메이크업아티스트, 패션디자이너, 감독, 배우, 모델, 대학교수, 마술사, 초등학교 교사, 물리치료사, 임상심리사 등은 상대적으로 AI에 대체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감성이나 창의성이 필요하고 사람을 상대하는 비중이 높을 경우 생존 확률이 좀 올라가는 셈입니다.
인공지능 로봇/사진=게티 이미지
상당히 많은 직업이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걱정만 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AI가 스스로 사고해 인간에게 불이익을 가져다주기보다는 막대한 이익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스티브 호킹 박사처럼 AI의 발달이 인류 멸망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낙관론이 조금 더 우세한 상황인데요, 이들은 AI가 인간의 적이 되느냐 친구가 되느냐는 전적으로 인간에게 달려있다고 말합니다.

AI를 만드는 것도 이용하는 것도 인간이고 최종 의사 결정을 하는 것도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이 AI를 어디에 어떻게 써먹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일례를 들어 IS 같은 극단주의자들이나 '지구를 파괴하는 건 인간이다'라는 생각을 가진 흔히 영화나 만화에 자주 등장하는 비관론자들이 AI를 활용한다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AI를 잘 활용해 인간의 삶을 더 안락하게 만들 방법 역시 무궁무진하게 많은 거죠.

여기서 노동과 이익의 재배치 문제가 불거질 수 있습니다. AI가 그동안 인간이 하던 일을 상당 부분 대신 해주면서도 생산성은 인간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을 해낼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은 그만큼 노동에서 해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늘어난 생산성과 여가시간 등의 이익을 기업 등 기존의 자본과 투자자만 독점하는 건 분명히 부당합니다. AI로 인해 생겨난 추가 이익을 사회 각 계층에 골고루 재분배하고 재배치하는 건 필수입니다. 

당연히 이 논의는 모든 경제주체가 참여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하고, 자본과 노동계 등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 의논한 뒤 정치의 영역에서 입법 등의 방법으로 타협점을 이끌어내는 방식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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