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옛 초등학교 국어책의 등장인물 철수와 영희입니다. 40년 가까이 교과서의 주인공 역할을 하며 어린이들의 대표 캐릭터로 자리 잡았지만 만화와 영화 등에서 갖가지 캐릭터가 넘쳐나는 요즘은 철수와 영희 같은 교과서 속 캐릭터를 더이상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교과서를 통해 본 시대상을 장세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철수와 영희, 바둑이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첫 국어 교과서부터 등장합니다.
70년대엔 한때 기영이와 순이로 바뀌기도 했지만, 1987년까지 철수와 영희는 계속 주인공이었습니다.
[성주현/관람객 : 철수와 영희 보면 친구처럼 느껴져요. 가장 정겹게 느껴지는 이름이라고 볼 수 있겠고….]
요즘 아이들의 눈엔 투박하지만 단순한 내용을 담은, 문제 풀이가 없는 옛 교과서가 마냥 신기합니다.
[엄건우/초등학교 2학년 : (옛 교과서는) 다 이야기처럼 돼 있는데요. 요즘은 이야기보다 문제가 더 많이 나오잖아요.]
교과서에 나온 말의 쓰임을 따라가 보면 시대상이 드러납니다.
87년 이전의 나란 단어는 가족이나 친구 같은 인간관계 속 나를 설명하는데 주로 쓰인 반면, 2000년대에는, 개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는데 많이 쓰입니다.
[김미미/한글박물관 학예연구사 : (요즘 교과서에서는) 상상, 꿈, 개성과 같은 단어와 어울리면서 개인을 좀 강조하는 그런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란 말도 과거 '국가'와 '겨레'에서 지금은 '지구촌', '다문화' 등과 함께 쓰여 전 세계로 넓어진 삶의 반경을 보여줍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장운석, 영상편집 : 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