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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사람 바꿔줄래요?"…'여론조사' 허점투성이

<앵커>

이번 총선 공천 과정이 과거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결정 과정에 여론조사가 많이 이용됐다는 걸 겁니다. 유권자의 뜻에 따르겠다는 취지는 좋았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실패작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고운 기자가 그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기자>

경선 여론조사가 치러진 강원 속초·고성·양양 유권자의 휴대전화 화면입니다.

같은 조사 기관에서 전화를 두, 세 번씩 받았습니다.

응답이 중복된 겁니다.

[정문헌/새누리당 의원 (지난 18일) : 지역 유권자들에게 1인 2표의 길을 의도적으로 열어준 것입니다.]

한 사람 답변을 받고 옆에 있는 사람을 바꿔달라고 해서 또 응답을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유권자 : 남자는 지금 다 여론조사가 끝났고, 그 주위에 여자가 없느냐고 물어서 있다 그랬더니 바꿔달라 그래서 바꿔줬다.]

[실제 여론조사 녹취 : 안녕하세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000입니다. 현재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 편이십니까?]

지지정당을 묻기는 하지만 솔직한 대답인지 확인할 방법도 없습니다.

[오영훈/더불어민주당 후보자 :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분들도 오영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때는 지지 정당이 없다고 말씀해 주셔야…]

여론조사로만 뽑다 보니 이름이 알려진 현역이 상대적으로 유리해 경쟁이 불공정했습니다.

[장성호/건국대 행정대학원 교수 : 국민의 여론을 수렴해서 이것을 참고 자료로 사용하는 것이지, 이것을 결정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정당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겁니다.]

새누리당에서만 여론조사 경선에 대한 문제 제기가 90건이나 나왔습니다.

실수로 350명을 중복 조사한 경남 사천·남해·하동은 여론조사를 다시 하기도 했습니다.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 안에 들면 승부를 가릴 수 없다는 여론조사의 기본도 무시됐습니다.

여야의 여론조사 경선은 민의를 반영한다는 취지보다는 문제점이 더 두드러진, 실패작에 가까웠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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