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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스모그와의 전쟁…중국의 선택과 영향은?

[취재파일] 스모그와의 전쟁…중국의 선택과 영향은?
중국하면 떠오르는 것이 많지만 최근 들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하늘과 도시 전체를 뿌옇게 뒤덮는 스모그다. 중국의 스모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이 아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스모그 문제가 중국에서 가장 큰 환경문제가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중국의 지자체들은 잇따라 스모그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중국의 스모그는 도대체 어느 정도나 심한 것일까?

한 예로 지난 17일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의 수도권 일대를 강타한 스모그를 보자. 당일 베이징 지역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345㎍/㎥까지 올라갔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4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기준치가 25㎍/㎥인 점을 고려하면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WHO 기준치의 14배에 육박하는 것이다.

베이징 환경당국은 ‘스모그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을 강타한 스모그가 서풍을 타고 조금만 넘어와도 우리나라는 몸살을 앓는다.

중국의 스모그가 어느 정도 심한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공식적인 자료가 있다. 중국과학원 대기물리연구소(Institute of Atmospheric physics, Chinese Academy of Sciences)가 논문을 통해 외부에 공개한 자료다(Liu et al, 2014). 연구팀은 2004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만 9년 동안 베이징 시내 북쪽에 위치한 대기물리연구소 관측소에서 측정한 미세먼지를 분석한 논문을 제출했다.

논문에 따르면 베이징의 연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138.5㎍/㎥,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72.3㎍/㎥로 나타났다. 지난해(2015년) 서울의 연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45㎍/㎥,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23㎍/㎥인 것과 비교하면 베이징의 대기 중 먼지는 서울보다 평균 3배 이상 많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나는 날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연구기간동안 베이징의 미세먼지 농도는 최고 1241.5㎍/㎥, 초미세먼지는 농도는 최고 434.7㎍/㎥까지 올라갔다. 미세먼지가 서울 연평균의 최고 30배에 육박하고, 초미세먼지 또한 최고 20배에 육박하는 것이다.

이 같은 미세먼지의 상당부분은 자동차나 산업시설에서 연료가 탈 때 발생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베이징에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날 때 도시 전체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를 뿌옇게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지독한 스모그는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중국과 프랑스 공동 연구팀은 2010년 기준으로 중국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스모그 등이 기후변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정량적으로 산출한 결과를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Li et al., 2016).

논문에 따르면 중국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 연소와 시멘트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로 인해 단위시간(1초) 당 단위면적(㎡)의 지구가 추가로 받는 에너지는 0.16줄(Joule/s· ㎡ = W/㎡)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이 배출하는 메탄으로 인해 지구는 0.13줄의 열을 더 받고 검댕으로 인해 0.09줄의 열을 더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밖으로 나가는 열을 잡아 지구를 점점 뜨겁게 하는 온실가스나 검댕과는 달리 스모그는 햇빛을 차단하기 때문에 지구를 냉각시키는 효과가 있다. 중국에서 발생한 스모그 성분 가운데 황산염의 양만 고려해도 0.11W/㎡의 냉각효과가 있고 질산염은 0.03W/㎡의 냉각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모그의 대표적인 성분인 황산염과 질산염 두 가지의 양만 고려하더라도 온실 가스와 검댕으로 인한 지구 가열효과를 스모그가 1/3 정도는 상쇄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에 의한 가열효과와 중국에서 발생하는 스모그에 의한 냉각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중국은 지구 전체에 0.3W/㎡의 가열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전체적으로 볼 때 온실가스와 스모그 등으로 지구가 받게 되는 가열효과가 2.88W/㎡인 점을 고려하면 중국 한 나라가 지구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가 전체의 10% 정도 된다는 뜻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의 10%는 중국 책임이라는 뜻이다.

일부에서는 조금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2014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356억 6천 900만 톤으로, 이 가운데 30% 가량인 105억 4천만 톤을 중국에서 배출하는데 현재 중국이 지구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가 30%가 아니라 왜 10% 밖에 안 될까 하는 점이다(자료:Wikipedia).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인간 활동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머무는 기간은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 이상이다. 결국 현재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최근 중국이 배출한 이산화탄소 뿐 아니라 수십 년에서 백 년 이상 전에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도 포함돼 있다.

현재 유럽과 미국은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지만 그들이 오래전에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지금도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현재 지구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는 중국이 지금 배출하고 있는 온실가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나는 것이다.

스모그의 지구 냉각효과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덜어주고 있다. 황산염이나 질산염 같은 스모그 성분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대기 중에 머무는 기간이 수일에서 수개월 정도로 짧기 때문에 현재 나타나는 스모그의 냉각효과는 수십 년 전 선진국에서 배출한 스모그가 아니라 현재 중국에서 배출한 오염물질로 인해 곧바로 나타나는 냉각효과라는 것이다.

온실가스로 인한 가열효과는 선진국이 오래전에 배출한 온실가스가 남아 있어 중국이 현재 지구온난화에 기여하는 비율이 작아지는 반면에 스모그로 인한 냉각효과는 곧바로 크게 나타나면서 결과적으로 지구온난화에 대한 중국의 책임이 예상보다 작게 나타나는 것이다.

중국이 지구온난화로 올라가는 기온을 상쇄하고자 스모그를 더 심하게 만들 가능성은 없다. 중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따라 스모그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서는 것을 보면 앞으로 스모그는 점점 옅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아직 기후변화와의 전쟁 선포라는 말은 나오지 않고 있다. 피부에 잘 와 닿지도 않는 긴 시간을 두고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에 비해 당장 눈앞에 보이고 시민들이 크게 불편해 하는 스모그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스모그와의 전쟁은 반드시 지구온난화를 염두에 두고 진행을 해야 한다. 자칫 온난화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당장 눈앞에 보이는 스모그 문제 해결에만 집중할 경우 스모그의 대기 냉각효과가 사라지면서 전 지구적인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는 더욱 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배출되지 못하도록 굴뚝을 틀어 막을 경우 한국의 하늘까지 뿌옇게 만드는 스모그는 사라지겠지만 대신 세계 곳곳에서 슈퍼태풍이나 가뭄, 홍수, 폭염 등 기상재해의 발생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이다. 스모그 대신 기상 재해를 불러오는 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스모그 문제만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도록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 Zirui Liu, Bo Hu, Lili Wang, Fangkun Wu, WenKang Gao, Yusei Wang, 2015 : Seasonal and diurnal variation in particulate matter (PM10 and Pm2.5) at an urban site of Beijing: analyses from a 9-year study. Environmental Science and Pollution Research, DOI 10.1007/s11356-014-3347-0

* Bengang Li, Thomas Gasser, Philippe Ciais, Shilong Piao, Shu Tao, Yves Balkanski, Didier Hauglustaine, Juan-Pablo Boisier, Zhuo Chen, Mengtian Huang, Laurent Zhaoxin Li, Yue Li, Hongyan Liu, Junfeng Liu, Shushi Peng, Zehao Shen, Zhenzhong Sun, Rong Wang, Tao Wang, Guodong Yin, Yi Yin, Hui Zeng, Zhenzhong Zeng, Feng Zhou. The contribution of China’s emissions to global climate forcing. Nature, 2016; 531 (7594): 357 DOI:10.1038/nature17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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