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의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숨진 뒤 암매장당한 안모(당시 4살)양은 짧은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가정에서 천덕꾸러기였다.
의붓아버지 안모(38)씨의 경찰 진술에서 안양이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안씨는 "아내가 의붓딸을 보육원에 맡겨놓고 말도 하지 않아 결혼하기 전에는 의붓딸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하고 나서야 비로소 아내가 털어놔 집에 데려와 기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혼모였던 한씨는 경제적 여력이 안 됐던 터라 안양이 태어난 직후부터 가정에 위탁하거나 보육원에 맡겨놓고 떨어져 살았다.
한씨가 입을 다물었다면 의붓딸이 있는지 모르고 있었을 안씨로서는 결혼 뒤에야 비로소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황당했을 것이다.
안양을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여겼을 수도 있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내 아이를) 임신한 뒤 의붓딸을 평택에 있는 보육원에 보내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의붓아버지 안씨에게 안양이 어떤 존재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남편에게 딸의 존재를 숨겨오다 결혼하고서 털어놓고 보육원에서 데려와 키우던 친모 한씨는 이런 남편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맡아 기르던 보육원이 앙증맞게 웃는 모습이 귀여웠던 착한 아이로 기억한 안양을 친모인 한씨가 가혹하리만치 몰아세웠던 이유일 수 있다.
소변을 못 가리는 건 4살배기로서는 당연한 일일 법 한데도 한씨는 안양을 사랑으로 보듬지 않았다.
훈육 차원의 꾸짖음과는 거리가 먼 '가혹행위'로 대했다.
한겨울로 접어들던 2014년 12월 어느 날도 안양은 바지에 오줌을 쌌고, 그것이 기구한 이승에서의 짧은 삶을 마감하는 빌미가 됐다.
안씨의 아이를 가져 만삭의 몸이 돼 힘겨웠을 한씨는 이날은 유독 자제력을 잃었다.
화장실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안양의 머리를 서너 차례 밀어 넣었다.
물고문 수준의 가혹행위였다.
새로운 사랑의 씨앗을 잉태하게 되면서 '짐' 같은 존재인 안양만 남겨두고 훌쩍 떠나버린 '그 남자'에 대한 원망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 됐던 안양은 한씨의 학대를 이겨내지 못하고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변했다.
태어나자마자 위탁 가정, 보육원을 전전하며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다가 친모의 품에 안긴 지 불과 7개월 만의 일이었다.
안양은 숨진 뒤에도 한겨울 서늘한 집 베란다에서 이틀가량 방치됐다 야산에 암매장됐다.
의붓아버지 안씨는 물론 친모인 한씨에게 생을 마감하던 마지막 순간조차 존중받지 못했다.
한씨는 5년이 지나 장기 미 결석 학생 조사에서 시작된 경찰 수사망이 조여오자 뒤늦게 통한의 후회를 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안씨는 "아내의 가혹행위로 의붓딸이 죽었다"며 "아내와 함께 암매장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의붓딸이 숨진 것과는 무관하다"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한씨가 자살해 당시의 진실을 말해줄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 전적으로 안씨의 진술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라 경찰은 안양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만 적용, 그를 구속했다.
경찰이 아동 학대가 아닌 살인 사건으로 규정,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5년이 지난 일이라 안양 사망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설령 안씨가 의붓딸인 안양을 학대하거나 가혹행위를 했더라도 경찰이 밝혀내지 못하고 묻힐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누리꾼은 계부에게서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의 주장대로 안양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 아내 한씨라고 하더라도 과연 그가 정말 어린 딸을 4살의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보낸 책임에서 자유롭고 떳떳할 수 있는지, 추호도 양심의 가책이 없는지 묻고 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하늘과 땅, 저승에서 내려다보고 있을 아내 한씨와 의붓딸 안양까지 속일 수는 없으니 진실이 무엇인지 말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연합뉴스)
결혼 뒤에 안 '천덕꾸러기' 의붓딸 죽음, 계부 책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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