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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떼 지나가자 '쑥대밭'…철새떼의 '습격'

<앵커>

해남의 철새 도래지 인근 농경지가 배고픈 철새떼의 습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철새떼의 화려한 군무가 펼쳐진 뒤에는 어김없이 농민들의 한숨 소리가 들려오고 있어서 참으로 난감한 상황입니다.

KBC 이동근 기자가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밭작물 재배단지가 몰려 있는 해남 마산면의 간척지입니다.

수십 마리씩 무리를 지은 가창오리떼가 농경지 곳곳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리떼가 지나간 보리와 밀밭은 순식간에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배고픈 철새떼가 먹잇감을 찾아 헤매다 농경지까지 날아들어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 겁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떼 지어 몰려온 철새떼의 습격으로 이처럼 농경지 곳곳이 아예 맨땅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철새 도래지 인근 4백여 ha의 조사료 재배단지가 철새떼의 습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막 싹을 틔운 늦가을에는 기러기떼가, 수확을 앞둔 봄에는 오리떼가 몰려들면서 전체 면적의 30%가량이 수확을 포기해야 할 처집니다.

[이희영/해남 마산면 : 이 계절에 보통 한 뼘 정도 자라 있어야 될 보리를 오리떼들이 앉아서 다 잘라 먹어 가지고 예초기로 베어버린 것처럼 돼 있어서 올해에 수확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밭을 지키고 서서 쫓아보고 먹이용 작물을 따로 마련해 놔도 개체 수가 워낙 많아 속수무책입니다.

총을 쏴 포획하려 해도 대부분의 철새가 보호 조류다보니 수렵도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화려한 군무로 남녘의 하늘을 수놓는 철새떼가 농가에는 농사를 망치는 골칫덩이가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도민 K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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