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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60살 미원, 42살 초코파이, 33살 꼬깔콘이 사는법!

[취재파일] 60살 미원, 42살 초코파이, 33살 꼬깔콘이 사는법!
흑백광고 속에 바니걸스가 등장해 노래를 부릅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미원만 넣으면 맛이 나네요!" 1956년 1월 31일 탄생한 '미원'의 초기 광고입니다. 원조 '마법의 가루'라고 할 수 있는 미원은 특정회사의 상품명이었지만 광범위한 쓰임 속에 그냥 조미료의 대명사처럼 쓰였습니다.

MSG 유해성 논란을 겪기도 했던 미원이 어느새 환갑을 맞았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장년기를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변신중입니다. 흰색 바탕에 빨간색 신선로 문양의 디자인에도 변화를 줬습니다. 환갑에 새옷을 갈아 입고 소비자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셈이죠. 또 미원하면 생각나는 하얀 가루 제품 말고, 다시마를 넣었다는 연두색 새 제품도 나왔습니다.
이번엔 초코파이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솔직히 최근엔 자주 먹지 않았습니다만 동그란 초코파이를 보면 학창시절 친구들과 나눠먹었던 추억도 생각나고 군대 시절도 야간 근무 서며 몰래 먹었던 기억도 납니다. 특히 군복무 할 땐 달달한 초코파이가 왜 그렇게 맛있던지, 초코파이 2개면 '종교도 바꾼다'는 우스개말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겠지만 한 20년 전 사병들에게 초코파이는 종교와 인간을 연결해주는 신성한 음식(?)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초코파이도 나온 지 벌써 42년이 됐습니다. 지난해 지구상에서 21억개가 팔렸고, 국내에서도 4억5천만 개가 팔려 나갔습니다. 그냥 둬도 여전히 잘 나갈것 같은 초코파이도 최근 바나나를 넣은 새 제품을 내놨습니다.
딸기맛, 커피맛 같은 20여개의 후보들을 제치고 바나나가 선택된 건 젊은층의 입맛을 잡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요즘엔 바나나와 초콜릿을 함께 먹는게 꽤 유행인 모양입니다. 저도 먹어봤는데, '아 새로운 맛이다'라는 느낌은 확실히 있습니다만 원조 초코파이 보다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 취향입니다.

이 보다 조금 젊은 '청년식품' 들도 변신하고 있습니다. 우선 손가락에 끼워먹는 과자로 유명한 꼬깔콘입니다. 33살된 꼬깔콘이 최근 새우마요네즈 맛을 추가했습니다. 지금도 과자 판매순위 1,2위를 다투는 인기 브랜드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맛을 내놓고 있는 겁니다. 역시 먹어봤는데 익숙한 옥수수맛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안성댁' 강부자씨가 광고모델이었던 안성탕면도 있지요. 역시 33살 됐습니다. 더 잘 팔리는 라면도 있지만 된장맛을 기본으로 하는 안성탕면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있지요. 이 안성탕면은 최근 면발을 두껍게 하고 쌀가루를 첨가해 쫄깃한 맛을 더했다고 합니다. 아직 먹어보지 못해서 평가는 못하겠습니다.
 
이렇게 장수식품이 계속 변신하는 이유는 사실 간단합니다. 살아남기 위해섭니다. 익숙함이 식상함으로 바뀌기  전에 변화를 줘 단골 손님을 계속해서 붙잡고, 새로운 손님을 끌어보겠다는 전략입니다. 익숙한 브랜드는 고객들이 거부감 없이 다가오기 때문에, 아예 새로 창조한 제품보단 시장에 접근하기도 편할 겁니다. 문제는 고객들의 반응이겠죠.

입맛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마트나 슈퍼마켓에서 과자 고를 때 생전 처음 보는 걸 고르는 경우가 많은지 먹어본 걸 고르는 경우가 많은지 생각해보시면 공감하실 겁니다.

닐슨코리아가 조사한 지난 1월 스낵시장 매출액 순위를 볼까요? 1위부터 10위 안에 있는 제품들은 허니버터칩, 새우깡, 맛동안, 오징어땅콩, 꿀꽈배기, 포카칩, 꼬깔콘, 콘칩 등 입니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허니버터칩을 제외하면 모두 오래된 친구(?)들 입니다. 제과업계에선 신생 허니버터칩의 선정은 아주 이례적인 경우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앞에서 예로 든 장수식품들의 변신은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요? 익숙함에 새로운 걸 더했으니 더 잘 팔릴지, 아니면 익숙했던 것과 달라 덜 팔릴지, 과연 소비자들의 선택은 어떤 것일지 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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