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남동부 도시 자포로제에서 우크라이나 최대의 레닌 동상이 철거되는 모습(사진=AFP)
우크라이나에 세워진 옛 소련의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의 기념물 가운데 최대 규모였던 동상이 철거됐다.
AFP통신과 타스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동부 도시 자포로제에서 17일(현지시간) 크기 20m, 무게 30t에 달하는 레닌의 동상이 끌어내려졌다.
청동과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이 동상은 1964년 드네프르 강변 수력발전소 입구의 광장에 세워진 이래 약 50년 만에 운명을 다 하게 됐다.
이번 조치는 작년 5월 친서방 성향의 우크라이나 정부가 옛 소련 시절의 상징물과 선전 구호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법은 옛 소련 지도자들의 이름을 딴 전국 941곳의 지명도 우크라이나식으로 바꿀 것을 규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역에는 레닌의 동상 약 2천500개가 산재해 있었으나, 2013년 친러시아 정권에 맞선 반정부시위 당시 수도 키예프에서 시위대가 레닌 동상을 쓰러뜨린 것을 신호탄으로 현재까지 약 1천 개의 동상이 철거됐다.
현지 주민들은 이번에 철거된 우크라이나 최대의 레닌 동상에 과거 우크라이나 전통 문양이 새겨진 셔츠나 우크라이나 국가대표 축구팀의 유니폼을 입히는 등의 방식으로 러시아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도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약 30시간에 걸쳐 철거가 이뤄지는 동안 주민 수백 명이 몰려 작업을 지켜봤다.
또, 철거 과정을 생중계한 유튜브 등 주요 웹사이트에도 수천 명이 접속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자포로제 시 당국은 철거된 동상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해 있던 크림공화국을 병합한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친러시아 반군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면서 양국은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옛 소련 잔재 청산 정책의 일환으로 공산당 금지법을 채택한 것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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