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부 전선 최전방의 한 군부대가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이북의 영농활동을 중지해달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양구 해안면 전경) 육군 모 부대는 지난해 12월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남방한계선 이북에서 영농활동을 중단해 줄 것을 양구군 등에 요청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해안면사무소에서 주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부대 측은 남방한계선 이북은 민간인이 출입할 수 없도록 정전협정에 규정돼 있어서 영농활동을 중지하겠다는 견해를 전달했다.
해당하는 농경지는 108필지 31만㎡다.
주민이 등기하지 않은 미복구토지까지 포함하면 실제 면적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농사를 지어온 지역에서 영농활동을 금지하면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반발했다.
남방한계선 이북 농지를 임대해 12년째 복숭아·고사리 농사를 하는 권영택(60) 씨는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은 유엔사 관리지역으로 원칙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뜻을 군부대가 밝혔다"면서 "군사지역인 만큼 필요하면 출입을 통제할 수는 있지만, 생계가 걸린 농사를 짓지 못하도록 하면 큰일이 날 것"이라고 걱정했다.
부대 측은 정전협정 규정상 남방한계선 이북에서는 영농활동을 할 수 없는 데다 최근에는 농경지를 개간한 정황까지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부대 관계자는 "현재 철책선이 군사분계선 쪽으로 많이 올라가 있더라도 유엔사 처지에서 보면 남방한계선은 그대로 유지된다"면서 "이 지역은 비무장지대이고, 최근 몇 년 사이에 주민이 남방한계선 이북으로 농경지를 확장한 것은 정전협정 규정상 맞지 않아 제한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구군은 30년 가까이 주민이 농사를 지어온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구군 관계자는 "남방한계선 이북의 영농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공문을 지난해 12월 받았을 때는 설마 그렇게 하겠느냐고 생각했는데 주민 설명회까지 여는 걸 보고 상황을 다르게 받아들이게 됐다"며 "농사를 지어온 주민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방한계선은 1953년 7월 27일 6·25전쟁의 포성이 멈추면서 탄생했다.
정전협정에 서명한 유엔군·북한군 측은 적대 행위가 재발하는 것을 막고자 당시 대치하고 있던 지역에 완충지역인 비무장지대를 설정했다.
비무장지대 중간의 군사분계선(MDL)에서 각각 남북으로 2㎞씩 떨어진 지점에 설정된 게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이다.
군사분계선 이북은 북한이, 이남은 유엔사가 각각 관리한다.
정전협정에 따라 남방한계선 이북은 유엔사의 승인 없이는 들어갈 수 없다.
하지만 남북한이 군사적 목적에 따라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에 있던 초소를 군사분계선 가까이 전진시키고, 한 때 식량 증산 차원에서 민간인의 영농을 권장하면서 남방한계선 주변에서도 영농활동이 이뤄지는 게 현실이다.
(연합뉴스)
"DMZ 남방한계선 이북 농사 중지하라니"…주민 반발
군부대 "정전협정 규정상 출입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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