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데서 굉장한 보람을 느끼죠. 제가 무대에 설 때의 행복감보다 더 큰 것 같아요." 올해 취임 2년을 맞는 강수진(49)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1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년간 전체적으로 단원들의 기량이 약간의 발전이 있었다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오랜 외국 생활로 낯설기만 했던 고국의 삶도 이제 익숙해졌다.
"어디든 사는 나라가 바뀌면 익숙해지는 데 항상 시간이 필요해요.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는 시간이 너무 없어서 집 앞 편의점에서 3개월간 샌드위치만 먹고 살았죠. 그런데 남편의 건강이 악화해서 정신 차리고 음식을 챙겨 먹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너무 좋아요." 2014년 2월, 3년 임기의 예술감독에 임명된 강수진은 지난 2년간 국립발레단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동안 정통 클래식 발레에만 머물러있던 국립발레단의 레퍼토리를 네오클래식, 모던발레, 드라마발레 등으로 넓혔다.
단원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됐고, 신선한 작품에 목말랐던 관객들의 갈증도 덜어줬다.
강 예술감독은 "취임 당시의 목표들을 차츰차츰 이뤄나가고 있다"면서 "남은 1년도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무용수들이 직접 안무한 소품들을 무대에 올리는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를 처음 시도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때 발표된 솔리스트 강효형의 '요동치다'는 오는 7월 독일 슈투트가르트 오페라하우스에서 초청공연도 한다.
강수진이 30여 년간 몸담은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출신 무용수들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는 이들이 올리는 '넥스트 제네레이션' 공연의 하나다.
강 예술감독은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출신 예술감독들이 소속된 발레단을 대표하는 모던 작품을 갈라 공연으로 선보이는 자리"라며 "강효형의 작품과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국립발레단을 위해 만든 '여행자들'을 모든 경비를 지원받아 초청 공연한다"고 설명했다.
국립발레단은 올해는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세레나데' 등 2편의 신작을 선보인다.
강 예술감독은 "'세레나데'는 여성 무용수들의 테크닉과 아름다운 라인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대중들이 쉽게 볼 수 있고, '잠자는 숲 속의 미녀'는 클래식 발레 가운데서도 힘든 작품으로 무용수들의 기량을 조금 더 높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강 예술감독은 "저는 발레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발레가 재미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발레가 축구처럼 대중화는 안 돼 있지만, 차츰 대중화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발레 대중화를 위해 취임 직후부터 무용수 개개인을 알리는 데도 많은 공을 들였다.
강 예술감독은 "다음 세대의 발레리나, 발레리노를 키우고, 더 많이 알리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며 "저 이상으로 '발레의 대명사'로 불리는 무용수가 나와 한국 발레를 이끌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수진은 오는 7월 22일 독일에서 예정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오네긴'을 끝으로 30년 발레리나 인생을 마감한다.
(연합뉴스)
강수진 "단원들 성장에 보람…무대보다 더 큰 행복"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취임 2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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