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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한국판 쿨러닝' 일군 봅슬레이팀

<앵커> 

지금 뉴스에서는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한 이세돌 9단의 기적 같은 1승이 화제가 되고 있지만 우리는 지난겨울에 진정한 기적의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썰매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이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금메달을 차지했고, 당당하게 봅슬레이 세계 랭킹 1위에 우뚝 섰습니다.

그 기적의 주인공 원윤종·서영우 선수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정말 체격들이 당당하시네요. 경기 중계를 보면서 궁금한 게, 썰매가 얼음 트랙을 미끄러져 내려갈? 최고 속도가 어느 정도나 나옵니까?

[원윤종/봅슬레이 국가대표 : 경기장마다 조금은 다르지만, 최고 시속이 나오는 경기장은 약 150킬로미터 정도가.]

정말 궁금한 것 또 한가지는 그 무서운 속도로 미끄러져 내려갈 때 겁이 안 나나요?

[원윤종/봅슬레이 국가대표 : 겁이 날 새가 없을 정도로 정말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경기에만 오로지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대단한 담력들인 것 같습니다.

2010년에 국제대회에 처음 나서셨다고. 불과 5년 만에 한 시즌에서 월드컵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 해서 랭킹 1위까지 올라서셨는데.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기량이 급성장한 비결이 있습니까.

[서영우/봅슬레이 국가대표 : 첫 번째로는 이제, 스타트. 기본적으로 스타트 기록이 어느 정도 나와줘야 상위권에 랭크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그 부분만큼은 하계 훈련이나 비시즌 동안에 충분히 훈련했던 것 같고. 두 번째로는 파일럿의 드라이빙 스킬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워낙 윤종 선배가 많은 경험도 하셨고 워낙 열심히 잘하시기 때문에 그 부분도 많이 보완할 수 있었던 것 같고. 마지막으로 저희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도와주시는 코치, 감독, 스태프들이 헌신적으로 저희 팀을 도와줬기 때문에 다 같이 이뤄낸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방송 출연이 처음이시라는데 아주 자세하게 다양하게 말씀을 잘하시네요.

5차 대회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지난 1월 23일이었죠. 당시 세상을 떠난 로이드 코치의 사진을 썰매에 붙이고 주행하는 모습이 참 감동적이고 인상적이었는데. 그때 당시 경기에 임하실 때 각오가 굉장히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다른 때와는 달랐죠?

[원윤종/봅슬레이 국가대표 : 정말 다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 자리에 로이드 코치 사모님이 같이 와서 저희 팀을 응원해 줬어요. 그래서 그 응원에 보답하고, 우리가 로이드 코치님께 보답할 수 있는 길이 좋은 성적인 것 같아서 좀 더 다른 경기보다는 집중하고, 경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시상대에서 유가족과 같이 우승의 기쁨을 나누시기도 했는데, 대회를 앞두고 전해진 비보라서 선수들은 물론이고 코칭 스태프도 그렇고 준비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어요?

[원윤종/봅슬레이 국가대표 : 상당히 많았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 어떻게 보면 함께 해온 가족 같은 분이 이제 돌아가신 상황이 되니까 저희가 뭘 어떻게 해야 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저희 감독님께서 마음을 다잡고 우리가 앞으로 보답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성적으로 해야, 지금은 함께 할 수 없지만 로이드 코치에 대한 보답이지 않을까 해서 그렇게 마음을 다잡아 주셨습니다.]

로이드 코치께서 생전에 훈련을 하시면서 여러 가지 말씀하셨을 텐데 그중에 늘 가슴에 담고 계신 이야기가 있습니까?

[서영우/봅슬레이 국가대표 : 제가 브레이크맨이다 보니까 스타트 역할을 조금 맡고 있는데 로이드 코치께서 '노 스타트, 노 찬스'라는 말씀을 굉장히 많이 하셨어요.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스타트를 할 때 그 부분에 있어서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적 같은 세계 랭킹 1위가 되긴 했습니다만, 사실 아직 우리 동계 스포츠의 기반이나 지원시스템이나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지 않습니까? 지금 훈련을 하시거나 준비를 하시면서 여전히 어려운 점이 많으시죠?

[원윤종/봅슬레이 국가대표 : 예전과 비교하면 정말 꿈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지원도 있고 관심도 많아졌고 한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실업팀이 한군데뿐이 없어요. 그래서 온전히 훈련에만 집중하고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아직 잘 마련돼 있는 것 같지는 않아서, 실업팀이 조금 더 창단이 되면 더 유능하고 더 많은 선수들, 그리고 경기력 자체도 조금 더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제 평창 올림픽이 2년도 채 안남았는데, 원윤종 선수는 2년 전에도 저희 프로그램에 나와서 같이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올림픽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씀하셨는데, 이제는 목표가 조금 달라지셨죠?

[원윤종/봅슬레이 국가대표 : 아무래도 2년이 지난 만큼 저의 개인적인 목표도 달라지고, 개인적인 목표로는 올림픽 메달을 꼭 따고 싶고, 그런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게끔 그런 자격을 갖춘 선수로 성장하기를, 2년 동안 앞으로 잘 준비하고 싶습니다.]

[서영우/봅슬레이 국가대표 : 저도 마찬가지로, 올 시즌을 통해서 부족한 부분들도 많이 봤고, 어떻게 하면 평창 올림픽,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을까 많이 분석한 한 시즌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을 2년 동안 차근차근 보완해 가면서 올림픽 메달을 꿈꾸고 싶고, 기왕이면 금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두분이 일궈낸 기적이 한순간의 기적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되는, 우리 체육계의 영광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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