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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北 "우리 정말 핵탄두 가지고 있다니까…"

[취재파일] 北 "우리 정말 핵탄두 가지고 있다니까…"
북한의 핵 위협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고 있다. 특히, 3월 들어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행보는 나름대로 치밀하게 수를 놓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핵탄두 실전배치’ 첫 주장
 
북한 매체들은 4일 김정은 제1비서가 신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한 자리에서 “실전 배비(배치)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핵탄두 실전배치를 주장한 것은 처음인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스커드나 노동, 무수단 같은 미사일에 소형화된 핵탄두가 장착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북한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는 일이다. 북한이 위협을 과장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 군 당국이나 미국은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 ‘핵탄두 추정 물체’도 공개 
외부세계가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믿지 않자, 북한은 9일 이번에는 핵탄두처럼 보이는 물체를 공개했다. 김정은이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선 등이 달려있는 공 모양의 커다란 물체를 공개한 것이다. ICBM급으로 추정되는 KN-08 미사일과 함께 이 물체를 공개해 핵탄두가 KN-08 미사일에 장착된 듯한 인상도 줬다. 여기에다 핵탄두 개념도로 보이는 그림까지 공개했는데, 이 그림을 보면 미사일 앞부분에 북한이 공개한 공 모양의 물체가 들어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 핵탄두 수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 북한이 공개한 공 모양의 물체도 모형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이 역시 ‘과장’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 ‘핵탄두 장착 미사일 발사’ 주장
 
북한은 한발 더 나갔다. 북한은 10일 단거리 탄도 미사일 2기를 동해로 발사하고 다음날 이와 관련된 보도를 했는데, 김정은의 참관 하에 진행된 이 발사 훈련이 “목표 지역의 설정된 고도에서 핵전투부(핵탄두)를 폭발시키는 사격 방법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시험발사해 목표물 상공에서 핵탄두가 폭발하는 방식으로 훈련을 진행했다는 주장이다.

김정은은 이어 “새로 연구제작한 핵탄두의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을 앞으로도 계속하라고 지시했다. 10일 진행된 미사일 발사 실험이 핵탄두의 위력 판정을 위한 실험이었으며, 앞으로도 비슷한 실험을 계속하라는 의미이다. 이 날의 미사일 발사실험에는 핵과학자들과 기술자들도 함께 했는데, 이는 미사일 발사가 핵 능력의 시험과 관계된 것이었음을 시사한다.

만일, 북한의 주장대로 10일 미사일 발사가 정말 핵탄두를 탑재한 것이었다면 이는 엄청난 사건이다. 소형화된 핵탄두가 단거리 미사일에도 장착되기 시작한 것이 사실이라면, 스커드와 노동, 무수단 등 북한이 실전배치한 1천 여기의 미사일 모두가 조만간 핵미사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이 연평도 포격 같은 도발을 감행했을 경우, 우리가 재래식 전력으로 반격하는 데에도 상당한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반격할 경우 한반도가 핵전쟁의 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10일 발사된 미사일은 실제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탄두가 터진 곳이 북한쪽 동해상이라 정확한 측정은 어렵지만, 실제 핵탄두가 터졌다면 아무리 소형화된 것이라고 해도 상당한 폭발력이 감지됐을텐데, 그런 정도의 폭발력은 감지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다소 과장된 선전으로 외부세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 상시화되는 ‘핵위협’
 
하지만, 북한의 위협을 마냥 무시하고 있을 수 만은 없다. 북한이 1차 핵실험을 실시한 이후 10년이 다 돼 갈 정도로 핵개발이 꾸준히 진행돼 온 만큼, 북한 핵의 소형화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보더라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점이 언제가 되느냐의 문제일 뿐, 앞으로 우리는 상시화되는 핵위협 속에서 살아가는 데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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