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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도쿄 지역 한 달간 지진 343건, 대지진의 징조?

이달부터 일본 도쿄에서 일하고 있는 최호원 특파원입니다. 최근 동일본 대지진 5주기를 맞아 후쿠시마 현장 취재를 다녀온 뒤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후쿠시마 지역은 아직도 방사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지만, 제가 사는 도쿄까지는 250km (차량 주행거리)쯤 떨어져 있습니다. 역시 도쿄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방사능보다 대지진이 더 큰 걱정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2km 지역. 도쿄까지 254km 떨어져 있다는 표지판

그런데, 지난 10일 일본 언론에서는 도후쿠 대학 연구진의 말을 인용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관련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1년 사이에도 619건의 지진(진도 1 이상)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NHK 10일 방송

특히 도쿄를 포함한 관동 평야 지역에는 2011년 대지진 전보다 2배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고 있고, 그 발생 빈도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단순한 여진이 아니라 새로운 대지진의 전조일 수도 있다는 것이 도후쿠 대학 연구진의 분석입니다.

실제 일본 방재기술연구소의 고감도지진관측망 사이트를 보면 최근 30일간 무려 8,431건의 지진이 있었습니다. 도쿄 일대에도 343건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일본 방재기술연구소 지진 자료(2/13-3/14)
도쿄 일대

일반 사람들은 느끼지 못했지만, 지난 10일 밤 10시47분에는 2분 가까이 도쿄 일대 지반도 흔들렸다고 합니다. 아래 영상에서 색상이 변하는 지역이 도쿄를 포함한 관동 대평야입니다.

 

저는 지난달 23일 도쿄에 입국했는데, 몸으로 느낀 지진은 아직 없습니다. 그래도 일본 내 지진전문가들은 앞으로 30년 이내 도쿄 일대에서 대규모 직하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직하 지진은 육지를 진원지로 해서 지반의 뒤틀리면서 좌우가 아니라 상하로 지진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죠. 지진에 이어 지진해일(쓰나미)도 반드시 따라옵니다. 지난주 후쿠시마 현지 취재 당시 방문했던 오오가와 초등학교입니다. 위 사진이 지진해일 전 모습인데, 아래 제가 찾아간 현장 사진에서는 옛 모습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후쿠시마 오오가 초등학교

당시 지진해일로 전교생 108명 가운데 74명, 그리고 선생님 10명 등 모두 84명이 숨졌습니다. 학교 건물 바로 옆에 위령제단이 설치돼 있고, 일반인들도 방문해 조문을 하고 있었습니다. 

오오가와 초등학교 사례는 일본에서 어른들만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맞춤형 재해 대비 훈련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계기가 됐습니다(실제 유족들은 당시 학교 측이 제대로 대피를 유도하지 못 해 인명피해가 컸다며 교육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문가들이 향후 도쿄 대지진 가능성을 경고해왔기 때문에 도쿄 시민들도 10일 뉴스를 일상적인 일로 받아들이는 듯합니다. 30년 내에 도쿄 일대에서 직하 대지진(육지를 진원으로 하는 수직형 지진)이 일어날 확율이 70%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널리 알려져 있고요.

하지만, 일본에 막 도착한 저는 좀 걱정이 되더군요. 저같은 사람들을 상대로 각종 비상 상품들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5년간 보존할 수 있는 생수도 있습니다(후쿠시마 출장이 끝난 뒤 도쿄로 돌아오는 신칸센 상품잡지에서 촬영).
日 각종 비상 상품
일본에 살면서 자연재해에 지나치게 예민할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저도 앞으로 크고 작은 지진을 좀 경험해보면 느낌이 달라질 듯합니다. 

▶ [월드리포트] 도쿄에서 후쿠시마까지 방사능 측정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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