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기자 살해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현지에서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여성 공군 조종사 출신 의원 나데즈다 사브첸코(34)를 둘러싸고 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러시아 법원의 재판 과정이 불공정하다며 항의 표시로 일주일째 물도 마시지 않는 전면적 단식을 해오던 사브첸코가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단식 중단 권고 서한을 받고 단식을 그만뒀으나 대통령의 서한이 가짜였던 것으로 판명 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의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사브첸코의 변호인은 현지시간으로 10일 그녀가 포로셴코 대통령의 서한을 받고 단식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서한에서 포로셴코는 "우리에겐 우크라이나의 영웅인 건강한 사브첸코가 필요하다"며 단식 중단을 조언하면서 출소 후 그녀가 정부 관직을 맡아 달라고 요청까지했습니다.
이에 사브첸코는 지난 3일부터 해오던 전면적 단식을 중단하고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고 변호인은 전했습니다.
하지만 곧이어 포로셴코 대통령이 사브첸코에게 보낸 편지가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명인사들에 대한 가짜 장난전화 연극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러시아 배우 블라디미르 쿠즈네초프(별명 보반)가 포로셴코 대통령을 사칭해 사브첸코에게 서한을 보낸 사실이 알려진 것입니다.
로스토프나도누에 있는 우크라이나 총영사관에 전화를 걸어 대통령 행정실이라고 속이고 사브첸코 변호인의 연락처를 알아낸 뒤 변호인 마르크 페이긴과 통화하고 그를 통해 포로셴코 대통령 명의의 가짜 서한을 전달한 것입니다.
사브첸코가 포로셴코 대통령으로부터 서한을 받고 단식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우크라이나 대통령 행정실이 서한을 보낸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진상이 드러났습니다.
페이긴은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번 일은 용서받을 수 없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특수작전'"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 출신의 사브첸코는 지난 2014년 6월 정부군의 일원으로 우크라 동부 지역에서 벌어진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의 교전에 참전했다가 반군에 체포된 뒤 러시아 사법 당국에 넘겨졌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사브첸코가 교전 과정에서 정부군에 반군 진지에 대한 박격포 포격을 요청해 현지 취재 중이던 러시아 국영 TV방송 기자 2명을 숨지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에 억류된 상태에서 그해 10월 실시된 우크라이나 총선을 통해 비례대표 의원직을 획득한 사브첸코는 그러나 러시아 당국이 자신에게 제시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단식 투쟁을 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사브첸코는 죄명인 2명 이상 다중 살해 혐의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으면 최대 2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최종 선고 공판은 이달 21~22일 쯤에 있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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