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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불법 스포츠 도박 근절' 선봉에 나선 김선형

SK 김선형 일일 강사로 변신…'비온 뒤 땅이 굳는다'

[취재파일] '불법 스포츠 도박 근절' 선봉에 나선 김선형
프로농구 SK의 가드 김선형이 일일 강사로 후배들 앞에 나섰습니다. 김선형은 KBL과 대학 농구 연맹이 주최한 ‘2016 대학 농구 선수 부정 방지 교육’에 3번째 강사로 나서 처음 불법 도박을 접한 계기와 문제가 불거졌을 때의 상황 그리고 자신의 감정 등을 후배들에게 솔직하게 털어 놓으며 불법 도박의 문제점을 경고했습니다.

강의 시간은 20분 정도로 길지는 않았지만 진심이 담긴 김선형의 연설에 후배들은 다른 어떤 강연 때보다 귀를 기울였습니다.
 

(위에 있는 영상은 김선형이 300명의 대학 농구 선수들을 상대로 한 강의의 앞부분 입니다. 김선형은 강연 후반부에는 “자신을 가르친 지도자와 수많은 농구팬들에게 대한 미안한 마음의 빚은 죽을 때까지 갚을 것”이며, “불법 도박은 한 번 시작하면 좀처럼 끊을 수 없는 마약 같은 것”이라고 강조한 뒤 “불법 도박 근절 파이팅!”을 외치고 마쳤습니다.)

김선형이 사설 스포츠 도박을 했던 대학 시절에는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대한 문제가 크게 불거지지 않아 이에 대한 경계심도 지금처럼 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김선형은 대학 4학년 때 불법 스포츠 도박에 대한 교육을 받자마자 자신이 사설 스포츠 도박을 했던 사실을 바로 털어놓고 이 후 불법 도박과 거리를 뒀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김선형이 불법 도박을 한 사실이 알려졌을 때 전후 상황을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은 대학 시절 한 때의 실수로 너무 가혹한 징계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선형은 억울해 하기 보다는 진심으로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장애인 시설을 찾아 각종 허드렛일을 도왔고, 중학생들을 상대로 농구를 가르쳤습니다(물론 120시간 사회봉사 징계의 일환으로 한 일이지만 진심으로 임하는 자세가 취재할 때도 느껴졌습니다). 장애인 시설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은 직접 경기장에 초대해 뜻 깊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불법 도박 관련 강연까지 나섰습니다. 처벌을 받은 당사자가 안 좋은 기억을 불러내고, 다시 인구에 회자될 수도 있는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KBL도 혹시나 하며 김선형에게 강사를 맡아 줄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예상과 달리 너무 흔쾌히 이를 수락해 오히려 KBL측이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철없던 시절 실수는 범했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게 이를 만회하려고 노력하는 김선형 선수를 보면서 비 온 뒤에 땅이 더욱 굳는다는 격언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 관련기사   ▶ 농구공 대신 고무장갑…'불법 도박 손대지 않을게요'   ▶ 일일 강사로 변신한 농구스타…"농구 재밌지?" )

강의가 끝난 뒤 김선형 선수와 짧은 인터뷰를 했습니다.

Q) ‘불법 도박’과 관련된 강의를 한다는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저는 한 명이지만 (제 강의를 통해) 지금 거의 300명 가까이 된 인원을 살릴 수 있는 일이라면 저는 언제든지 할 각오가 되어 있고요. 그래서 (강의를 한다는) 그런 결정을 하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제가 경험자로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해줄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결정을 하게 된 것 같아요.

Q) 처음으로 한 강의인데 떨리지 않았는지?

“한 번 해보니까 강사님들이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고요. 정말 말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많이 떨렸지만 저한테는 또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Q) 후배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

불법 도박을 하면 안 되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지만 그걸 자기가 느끼는 게 제일 중요하거든요. 근데 저의 경험을 통해서 ‘저 형은 저렇게 해서 저렇게 됐구나’라는 걸 보면서 (간접 경험을 통해) 자기가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후배들이 잘 알고)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제 경험이기 때문에 후배들이 잘 받아들였을 거라 믿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마디?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겠고 저도 그럴 수 있게 많이 노력할거고요. 제 후배들만큼은 제가 책임지고 잘 관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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