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속도로에서 낙하물 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6월 2일 강원 강릉 동해고속도로에 쏟아진 빈병.
사진은 지난해 6월 2일 강원 강릉 동해고속도로에 쏟아진 빈병.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에서 떨어지는 각종 낙하물이 연간 30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낙하물은 돌과 퇴비에서 가축, 철제빔까지 다양했습니다.
이로 인해 최근 5년간 232건의 후속 차량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79명이 부상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차량 낙하물은 다른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달리는 폭탄'으로 불립니다.
낙하물 사고는 적재 불량 화물차에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단속과 처벌·홍보 등을 강화해 운전자들에게 화물을 제대로 싣도록 하고, 궁극적으로는 적재함을 상자화해서 사고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눈앞으로 날아오는 폭탄'…운전자 생명 위협 지난달 28일 오후 경북 상주 경부고속도로에서 서울 방향으로 승용차를 운전해 가던 장동현(41)씨는 당시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도로를 달리는데 앞서 가던 화물차에서 자갈이 떨어졌습니다.
장씨는 이를 피하려고 자신도 모르게 운전대를 돌렸다가 옆 차로를 달리던 차량과 부딪칠 뻔했습니다.
다행히 사고가 나지는 않았지만, 장씨는 당시 생각을 하면 지금도 등에서 식은땀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장씨는 그나마 '운이 좋은' 경우로 고속도로에서 앞차 낙하물로 인한 사고는 끊이질 않습니다.
이달 3일 오전 6시 45분쯤 충북 청주시 청원구 중부고속도로 상향선 오창휴게소 인근을 달리던 25t 덤프트럭(운전사 경모·44)에서 2㎏짜리 퇴비 20포대가 떨어졌습니다.
이 낙하물로 뒤따르던 승용차 4대가 추돌했습니다.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오창IC∼오창휴게소 5.8㎞ 구간이 2시간 가량 차량 정체를 빚었습니다.
지난해 10월 14일 서해안고속도로에서는 삼각형 철제빔까지 떨어지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당일 오후 7시쯤 전북 부안군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부안 임시주차장 부근에서 25t 트럭에서 대형 유리를 받치고 있던 삼각형 철제빔 1개가 도로로 떨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뒤따라 가던 승용차가 철제빔을 피하려다 트럭을 추돌했고, 차량 5대가 잇달아 철제빔을 밟고 지나가면서 타이어가 터졌습니다.
또 철제빔의 파편이 중앙선을 넘어가는 바람에 반대편 차선에서 달리던 1t 트럭도 타이어가 터졌고 탑승자 2명이 경상을 입었습니다.
같은 해 5월 9일에는 경기도 의정부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대형 콘크리트 말뚝 5개가 떨어져 뒤따르던 승용차를 덮쳐 4명이 부상했고, 앞서 4월 25일에는 울산시 울주군 울산고속도로에서 7∼8㎝ 크기의 쇳조각인 콘크리트 거푸집 고정핀 수백여 개가 떨어져 지나던 차량 25대의 타이어가 찢어지거나 터지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3월 15일 강원 춘천 중앙고속도로에서는 화물차에 실린 돼지 40마리 가운데 3마리가 떨어지는 소동이 빚어졌습니다.
◇연간 고속도로 낙하물 30만건…최근 5년간 교통사고 232건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에서 수거한 낙하물 건수는 연간 30만건 안팎에 이릅니다ㅏ.
낙하물 종류도 컨테이너, 철제빔, 종이상자, 콘크리트 말뚝, 돼지, 차량 부품, 합판, 의자 등 다양합니다.
크기가 작은 자갈이라도 고속 주행하는 후속 차량에는 치명적인 사고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차량 앞유리가 깨지거나 낙하물을 피하려고 급제동 및 차선 급변경 과정에서 참혹한 사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철제빔 등 덩치가 큰 낙하물의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전국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낙하물로 인한 사고는 232건에 이릅니다.
2011년 33건, 2012년 44건, 2013년 64건, 2014년 43건, 2015년 48건이 발생했습니다.
1명이 숨지고 79명이 다쳤습니다.
고속도로 낙하물 사고는 대부분 화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아 발생하는 '인재(人災)'입니다.
그러나 이런 적재 불량 차량에 대한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단속권이 있는 경찰은 인력 부족으로,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는 단속권이 없어서입니다.
도로공사는 적재 불량 차량을 발견하면 담당 경찰에서 고발하는 정도입니다.
도로공사가 지난해 적재 불량으로 고발한 차량이 10만대 가량입니다.
운전 중 '날벼락'을 맞은 피해 운전자들은 낙하물이 어느 차량에서 떨어졌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면 보상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다만, 자차 보험을 통해 수리비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보험사는 원인 차량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도로공사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내기도 하는데 이런 소송이 연간 90∼100건에 달합니다.
하지만 보험사가 승소하기는 쉽지 않아 도로공사 승소율이 98%에 이릅니다.
◇ 도로공사, 단속 강화…"화물차 운전자 의식 전환이 가장 필요" 고속도로 주행 차량 낙하물을 막으려면 강력한 단속과 처벌,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현재 적재 불량으로 단속되더라도 범칙금은 4만∼5만원에 불과합니다.
도로공사는 적재 불량 차량을 줄이기 위해 이 범칙금을 15만∼2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경찰과 국회 등에 건의한 상태입니다.
올해 2월부터는 적재중량이나 화물 고정조치 의무를 위반하면 벌점 15점이 부과합니다.
이전에는 벌점이 없었습니다.
3번 적발되면 운전면저 정지 벌점 기준(40점)을 넘어섭니다.
2014년 6월부터 낙하물 영상을 제보하면 포상하는 제도도 도입했습니다.
지난해 말까지 23건을 포상했습니다.
적재 불량 차 사진을 제보하면 포상하고, 해당 차를 제재하는 방안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일부에서 이같은 보완 조치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도로공사에 단속권을 주고, 궁극적으로는 화물차 적재함을 상자화해서 낙하물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화물차 운전자와 화물주의 인식 개선이라고 지적합니다.
화물을 실을 때 제대로 탑재하고, 철저히 묶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운전자도 낙하물에 대비해 앞차와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한국도로공사 김동국 교통사고조사차장은 "앞으로 홍보와 함께 단속을 대폭 강화해 적재 불량 차량, 이로 인한 사고를 최대한 막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처벌 수위가 낮아서 적재 불량이 근절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 관계 기관을 통해 꾸준히 처벌 수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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