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 신념의 목소리를 전한 '16분의 롱테이크'

영화 '헝거'가 16분에 이르는 롱테이크 장면으로 눈길을 끈다.

'헝거'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단식 투쟁을 감행했던 IRA(아일랜드공화국군)의 주요인물인 보비 샌즈의 충격 실화를 생생하게 담아낸 작품.

'노예 12년'으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스티브 맥퀸의 데뷔작이자 그의 페르소나인 마이클 패스벤더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역작이다. 보비 샌즈의 강렬했던 삶을 생생하게 닮은 영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이 작품에서 전율에 가까운 놀라움을 선사하는 명장면이 있다. 신념을 위해 목숨까지 내던진 주인공 보비 샌즈와 그를 설득하려는 도미니크 신부의 불꽃 튀는 대담 장면이다. 신념과 폭력, 자살과 타살, 순응과 저항, 생명과 윤리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이 작면은 영화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무려 24분간 원테이크로 촬영돼 16분의 롱테이크로 완성됐다.
도미니크 신부 역을 맡은 리암 커닝햄은 24분간 연속해서 촬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농담이냐고 되물을 정도였다. 스티브 맥퀸과 배우들은 이 장면을 성공적으로 완성해 내지 않으면 영화 전체가 무너질 거라는 부담감을 갖고 있었고, 마이클 패스벤더와 리암 커닝햄은 따로 방을 구해 매일 밤 리허설로 호흡을 맞췄다.

결국 그들은 영화에 대한 엄청난 열정과 노력으로 24분의 원테이크 촬영을 무리없이 소화해 냈고, 영국의 지배와 독립을 위해 맞서는 아일랜드인들의 굳은 신념이 응축된 명장면을 완성해 냈다.

스티브 맥퀸과 마이클 패스벤더, 리암 커닝햄이 완성한 롱테이크 명장면을 확인할 수 있는 '헝거'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SBS funE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