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와 샌더스는 승자이자 패자".
5일(현지시간) '포스트 슈퍼 화요일' 경선 결과를 분석한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평가다.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와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가 예상 밖 선전으로 반전의 모멘텀을 잡은 모양새이지만 '가능성' 못지않게 '한계'도 뚜렷이 나타났다는 점에서다.
크루즈로서는 지역구인 텍사스를 중심으로 한 '딥 사우스'(Deep South)에서 벗어나 지역적 외연을 넓히는 게 숙제다.
샌더스는 백인 인구가 밀집한 주에서 연승하고 있지만, 민주당의 주요 지지 기반인 흑인 표심에는 호소력이 별로 없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주도하는 현 판세를 뒤집으려면 지금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표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게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루즈 '남부' 넘어 전국적 바람 일으킬까 = 크루즈는 이번에 캔자스와 메인 주에서 승리하면서 트럼프가 독주하는 판세에 일정한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크루즈의 승리는 남부 주의 프라이머리와 북동부 주의 코커스(당원대회)에 국한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게 미국 언론의 분석이다.
크루즈가 차지한 6개 주 가운데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캔자스는 이른바 남부의 심장부로 불리는 '딥 사우스' 지역이다.
크루즈의 핵심 지지층인 복음주의 기독교 세력의 영향력이 큰 정통 보수 권역이다.
나머지 북동부 주인 아이오와와 알래스카, 메인은 일반 유권자의 참여없이 등록당원만이 표를 던지는 코커스를 치른 곳이다.
'티파티'라는 강경 보수주의 풀뿌리 운동의 지지로 '조직력'을 확보한 크루즈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역이다.
따라서 크루즈가 트럼프의 대항마로서 확실한 입지를 굳히려면 '남부 주'와 '코커스'를 넘어서는 확장력을 보여주는 게 관건이다.
CNN은 "향후 경선은 코커스와 프라이머리가 혼합돼 있고 대부분 등록당원이 아닌 유권자도 표를 던질 수 있다"며 "크루즈는 이런 '열린 주'에서 어떤 성적을 발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크루즈가 주된 지지 기반인 남부 주에서도 확고한 아성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지역구인 텍사스에 바로 인접한 루이지애나 경선에서 진 것이 뼈아픈 대목이다.
WP는 "크루즈가 2008년과 2012년 공화당 경선 당시 돌풍을 일으켰던 마이크 허커비와 2012년 릭 샌토럼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는 15일 치러지는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은 그 결과에 따라 크루즈가 당 주류 후보인 마르코 루비오와의 단일화 논의를 주도하느냐, 마느냐를 판가름할 것으로 관측된다.
◇샌더스 '백인' 넘어 흑인 표심 얻을 수 있을까 = 샌더스는 이번 경선에서 네브래스카와 캔자스 두 곳에서 이겼고 클린턴은 루이지애나 한 곳을 건지는데 그쳤다.
샌더스는 이로써 지금까지 모두 7개 주에서 승리했다.
12개 주를 차지한 클린턴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얼마든지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확보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샌더스는 표의 확장성에 근본적 한계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승리한 주 거의 모두가 백인 인구 비중이 높은 '화이트 스테이트'(White State)라는 점에서다.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메인은 90% 이상이고 네브래스카와 미네소타, 캔자스 역시 85% 이상이다.
오클라호마만이 75% 수준이다.
이는 앞길이 순탄치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백인 유권자가 여전히 다수이기는 하지만, 대의원 숫자가 많이 걸려 있는 대형 주의 민주당 경선에서는 '흑인 표심'이 결정적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특히 샌더스가 백인들이 지지하는 후보라는 인식이 초기부터 광범위하게 형성된 것이 오히려 흑인 표심이 클린턴 쪽으로 쏠리도록 '결속'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경선에서도 가장 많은 대의원(59명)이 걸린 루이지애나에서 흑인들은 클린턴에 '몰표'를 던졌다.
주(洲)별 성적을 떠나 지금까지 확보한 대의원 수는 샌더스가 481명으로 클린턴(1천121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여기에 전체 대의원의 15%(712명)에 달하는 '슈퍼대의원'(지역별 경선결과에 상관없이 마음대로 지지후보를 정할 수 있는 대의원) 대다수가 클린턴에 기운 상태다.
(연합뉴스)
크루즈·샌더스, 반전 모멘텀 살릴까…'앞길 순탄치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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