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정가위클리] 8일 만에 끝난 필리버스터…47년 만의 진풍경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기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 즉 무제한 토론이 8일 만에 끝났습니다.

필리버스터로 인해 이 곳 국회에선 전에 볼 수 없었던 여러 진풍경이 연출됐습니다.

[이종걸/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내려가는 이 순간부터 저희들은 열정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국민들께 약속을 드립니다.]

여야의 테러방지법 협상 실패와 국회의장의 법안 직권상정에 반발해 필리버스터는 시작됐습니다.

연단에 선 야당 의원이 38명, 연설시간은 192시간을 넘었습니다.

47년 만의 진풍경에 국회방송 시청률은 스무 배 이상 뛰었고, 텅 빈 의원석과 달리 방청석은 들어찼습니다.

하지만, 4.13 총선을 위한 선거구 획정안이 국회로 넘어오면서, 야당은 결국 필리버스터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필리버스터가 끝난 직후, 테러방지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습니다.

표결이 시작되자 야당 의원들은 퇴장했고, 여당 의원 156명의 찬성으로 테러방지법은 가결됐습니다.

테러방지법은 테러 위험인물을 현재 61개인 유엔 지정 테러단체 조직원이나, 테러를 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으로 규정했습니다.

범위가 모호해 인권침해가 우려된다는 게 야당이 지적한 부분인데, 여당 안대로 통과됐습니다.

국정원은 테러 위험인물의 출입국 기록과 금융계좌, 통신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사전 사후 보고를 전제로 동선과 은신처도 추적할 수 있습니다.

북한인권법은 11년 만에 합의처리됐습니다.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선거법도 선거구 무효 사태 62일 만에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파견법을 비롯한 노동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19대 국회 내 처리가 힘들게 됐습니다.

---

필리버스터 정국이 끝나면서 여야는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새누리당에선 이른바 살생부 파문에 이어, 여론조사 결과 유출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친박계 실세로부터 현역 의원 물갈이 명단을 받았다는 내용을 정두언 의원에게 말한 사실이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책임론은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서청원/새누리당 최고위원 (지난달 29일) : 그런 말을 했든 안 했든 간에 (공천 살생부 논란에) 당 대표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일찍이 보지 못한 정치사에 아주 심각한 일이다.]

당 지도부는 살생부가 실체 없다고 결론 내렸지만, 김 대표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언급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여론을 의식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살생부 파문이 봉합되나 했더니, 이번엔 공천기준으로 사용되는 여론조사 결과가 SNS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선관위가 조사에 착수했는데, 만일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적잖은 파문이 예상됩니다.

---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가 만든 공천규칙을 일부 수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문희상, 홍의락 의원을 비롯한 컷오프 대상자를 구제할 수 있고, 대표가 공천 재량권을 행사하는 비례대표 후보의 숫자도 사실상 늘릴 수 있을 거란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 비대위는 전략공천 1호로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를 광주 서구을에 배치했습니다.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를 겨냥한 저격수 역할입니다.

[김성수/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지난달 29일) : 혁신적인 공천과 이기는 공천이 중요하며, 참신하고 실력 있는 인재를 공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더민주를 탈당한 박지원 의원과 권노갑 전 의원은 국민의당 입당을 선택했습니다.

국민의당 소속 현역의원은 18명으로 늘었습니다.

4.13 총선이 이제 39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선거구 획정은 끝났고, 여야가 공천을 서두르는 가운데, 야권통합이라는 새로운 변수도 떠올랐습니다.

국회가 있는 이 곳 여의도엔 폭풍 전야 같은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