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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체감 따로 지표 따로…소비자물가의 진실

[취재파일] 체감 따로 지표 따로…소비자물가의 진실
취재를 위해 찾은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들의 반응은 한결같았습니다.

주부 A씨 "아이들 이유식이나 반찬을 만들기 위해 안살수가 없는 게 생선이나 채소류 같은 품목들인데 너무 올라서 부담스럽습니다. 아이들 먹을 거 위주로 사고 있어요"

주부 B씨 "아예 안사먹을 수는 없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사긴 사는데, 마트마다 비교해 보고 조금이라도 더 싼 곳이 있으면 그리로 가서 삽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주부들이 매일 식탁에 올리는 채소류 등의 신선식품의 가격은 9.7%나 올라 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양파 값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118.6%나 폭등했습니다. 파 83.8%, 배추 65.5%, 마늘 48.9%, 무 43.7% 등 주로 일상생활에서 빠지지 않고 식탁에 올라가는 품목 위주로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이렇다보니 전체 농축수산물 평균 가격 상승률도 5.6%나 됐습니다.
 * 신선식품지수 : 신선 어패류(생선, 조개류), 채소·과일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1개 품목으로 작성한 지수

실생활과 밀접한 서비스 물가도 크게 올랐습니다. 하수도요금(22.8%)이나 전철요금(15.2%), 시내버스요금(9.6%), 학교 급식비 (10.1%) 등 주로 서민들에게 다가오는 품목들의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습니다. 이렇다보니 생활물가지수도 지난해 같은달 보다 0.9% 올라 2014년 7월(1.4%)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생활물가지수 : 체감물가를 설명하기 위해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2개 품목으로 작성한 지수

이렇게 소비자들의 체감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는데도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에 그쳤습니다.  이른바 '장바구니 물가' 따로 '지표물가' 따로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죠. 

실제 체감물가와 지표물가가 이렇게 차이를 보이는 건 왜일까요? 소비자물가를 산출하는 방식에 그 이유가 있습니다. 통계청은 가계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481개 품목의 가격에 가중치를 반영해 물가지수를 구합니다.

그런데 최근 가격이 급등한 신선식품 51개 품목의 경우 가중치가 4.07에 불과합니다. 가중치 산출을 1000분비로 하기 때문에 1000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다보니 소비자들의 체감물가 상승률은 10%에 육박하는데도 소비자물가라는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지표는 상승률이 미미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렇다면 가중치란 무엇이며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요? 통계청은 소비자물가 조사대상 품목의 가격변동을 종합할 때 단순평균을 적용하게 되면 소비생활에 미치는 품목별 영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쌀 값이 10% 상승했을 때와 전기료가 10% 상승했을 때 가계의 소비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같지 않다는 것이죠.

이런 점을 보정하기 위해 각 품목이 가구의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가중치로 산정해서 소비지출규모와 비례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런 설명이 아예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부의 통계를 바라보는 소비자가 '갸우뚱'하고 있다면 좀 더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할 것입니다. 정부는 디플레이션이 경제 위협요인이라며, 소비를 늘려야 경제가 산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체감물가는 저만치 올랐는데 정부 발표 수치는 따로 놀고 있으니 이런 외침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고을 리가 없습니다.  

통계청도 이런 괴리를 모르고 있는 건 아닙니다. 현재의 가중치는 2012년의 것이고 그동안 소비패턴의 변화를 온전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올 연말에는 그동안 변화된 소비패턴을 반영하기 위해 조사품목과 가중치를 재조정하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통계불신이 정책불신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치밀한 준비가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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