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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에 대학원 다녔는데…징계는 고작 '주의'

<앵커>

세종문화회관 간부가 삼청각에서 공짜 식사를 해왔다는 보도 전해 드렸습니다만, 더 기막힌 일도 있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간부들이 근무 시간에 대학원에 다니면서, 버젓이 수당도 챙기고 학위까지 받았다가 적발됐는데, 그런데 받은 징계는 고작 '주의'에 불과했습니다.

기동취재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세종문화회관 부장인 이 모 씨가 지난해 초 학술지에 공식 등재한 박사 학위 논문입니다.

지난 2012년부터 3년 동안 직장 근처 대학원에 다니면서 박사 학위를 받은 겁니다.

이 씨의 대학원 수업은 한창 직장에서 일해야 할 시간인 매주 목요일 오후 1시부터 시작됐습니다.

이 씨의 논문지도 교수는 "박사 과정은 수업을 빠지면 학점을 받을 수 없는데, 이 씨는 성실하게 수업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꼬박꼬박 평일에 학교를 다녔다는 얘기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세종문화회관 직원 : 오전에 출근을 했다가 대학원 가는 시간에는 항상 슬그머니 빠져나가서 출장 갔다고 하면서 대학원을 다녀오는 거죠.]

실제로 이 씨의 근무 일지에는 대학원 수업 시간대에 일한 거로 돼 있는 경우가 절반 가까이 됐습니다.

노 모 부장은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수업도 똑같이 매주 목요일 오후에 있었는데, 97차례 가운데 89번은 근무한 거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 측은 6번 이상 수업을 빠지면 학점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근무일지가 실제와 다르게 작성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세종문화회관도 사실 확인을 거쳐 두 사람을 징계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홍보팀 직원 : 아마 내부 규정에 의해 징계를 내렸을 텐데요. 주의와 훈계가 있었습니다.]

근무시간을 속이고 받은 돈도 환수했다고 밝혔는데, 그 액수가 이 씨는 7만 원, 노 씨는 52만 원에 그쳤습니다.

근무시간에 대학원을 다녀 학위를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대부분 근무했다는 두 사람의 주장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 솜방망이 징계를 했다는 비판이 세종문화회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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