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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급식조리사도 밥값 내라? 서러워 눈물만…"

* 대담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 한수진/사회자:
 
최근 일부 학교에서 급식 조리사들에게 밥값을 요구하고 있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조리사들은 학생들에게 급식을 다 제공하고 밥 때가 한참 지난 후에 남은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있는데요. 지난해부터 조리사들에게 소량의 식비가 제공되고부터 학교 측이 밥값을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조리사들에게 밥값을 내라니 버스 기사에게 차비 내라고 하는 거와 뭐가 다르냐. 그러면서 급식 조리사들이 반발하고 있는데요.

초등학교에서 13년째 급식 조리사로 일하고 있는 이선자 조리사 연결해서 말씀 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선자 조리사님?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어제 새학기 시작해서 학교에 다시금 활기가 돌기 시작했겠어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 한수진/사회자:
 
초등학교 급식 조리사시니까 주로 점심 급식 준비하시겠네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 한수진/사회자:
 
혹시 중·고등학교 어떻게 고등학교 같은 경우에는 점심 말고 저녁 급식 같은 것도 준비하셔야 하나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새벽에도 근무하고 저녁에도 근무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새벽근무도 해야 하는 거고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아침 하시는 분이 점심까지 이어지고 점심 하시면서 저녁까지 이어지고 이런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보통 초등학교 한 학교에 급식 조리사분들은 몇 분 정도가 일하고 계시나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충북 같은 경우는 149명에 1인이에요, 사람이. 그래서 1천 명 정도면 8명 9명 정도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150명 정도에 조리사 한 명. 쉽지 않으시겠어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너무 힘들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한 분이 150명 정도 학생들 음식 준비하시려면 정말 힘드시겠는데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최근에 급식 조리사들에게도 밥값을 받아야 한다 이런 학교가 있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정말 사실인가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지금 충북에서도 7~8개 학교가 그런 학교가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 현장에서는 논란이 많고 분노가 많이 차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지금 일하고 계신 지역이 충북 쪽이시군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 한수진/사회자:
 
급식 조리사가 밥값을 내야 하는 건가. 아니면 내지 않아도 되는가. 논란이 돼 보이는데 결정하는 주체는 도대체 어디인가요? 교육부인가요, 지역 교육청인가요 아니면 학교장인가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지금 현재 서로 미루고 있는 상태입니다. 학교장이 알아서 하라. 학교 운영위가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계속 미루고 있는데요. 저희는 교육청에서 이걸 조정을 내려줬으면 하는 입장이고요.
 
▷ 한수진/사회자:
 
학교마다 사정이 다른 상황이겠어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그렇죠. 그런데 업무 특성상 이건 받지 말아야 한다는 학교가 많은데 간혹 이런 걸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받아야 된다 라는 학교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학교에서는 조리사분들이 이게 뭐냐 하는 이야기들이 나오는 거고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사실 학교에서 급식이 시작된 이후에 조리사분들은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나서 남은 음식을 돈 안 내고 드셔 오셨다면서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11시 20분서부터 배식입니다. 유치원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11시 20분부터 배식을 하면 1시 반에 끝나요.대충 정리하다 보면 2시에 점심을 먹거든요. 그러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 있고 그렇잖아요. 그런 건 다 나가고 나머지 가지고 조리 종사원들 식사를 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어느 때는 김치밖에 안 남을 때도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겠네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그러면 거기다 찬물에 밥 말아서 먹든지 아니면 국 국물 같은데다가 밥을 말아서 한 숟가락 뜨고 그런 정도거든요. 그런데 그런 분들한테 밥값을 받는다고 하니까 현장에서는 난리가 난 거죠. 너무하지 않냐. 제 시간에 밥도 못 먹는데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제 시간에 밥도 못 먹고 어떨 때는 찬이 별로 남지 않은 날도 분명히 있을 텐데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먹는 점심인데 밥값을 받아야 된다. 그런데 이야기가 왜 나오기 시작한 건가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저희가 작년에 급식비를 받게 됐습니다. 공무원 영양교사나 조리사님들은 수년 전부터 급식비라는 명분으로 13만 원을 받았어요. 그런데 이거마저도 차별이다 라고 해서 저희가 작년에 임금 교섭으로 해서 받아낸 거죠. 받으니까 너네들 급식비 내라 이런 상황이 된 거죠.
 
▷ 한수진/사회자:
 
일종의 수당 형태로 조리사분들에게도 이제는 급식비를 지급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러면 한 달에 얼마나 받게 되셨어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저희는 8만 원을 받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8만 원. 영양사분들은 아까 15만 원 정도라고 하셨나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네. 그 분들은 공무원이니까 옛날부터 십몇 년 전부터 13만 원씩 받았는데 그때는 그런 소리가 없었어요.그런데 작년에 저희가 급식비 받고나서 급식비 내라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거죠.
 
▷ 한수진/사회자:
 
여전히 급식비는 차등 지급되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아요. 상대적으로 적은 급식비를 지난해부터 받기 시작한 거네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밥값을 요구하는 학교의 경우 얼마를 내라고 하는 거예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한 7,8만 원 정도 될 거예요. 한 끼에 3,500원 정도 되니까. 7,8만 원 정도 계산되고요. 그렇게 되면 고등학교는 두 끼를 먹잖아요. 점심 저녁으로 하니까. 그러면 십 몇 만 원이 되겠죠.
 
▷ 한수진/사회자:
 
고등학교는 그러면 급식비보다 훨씬 많은 돈을 내야 되겠네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그렇죠. 그런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러니까 현장에서는
 
▷ 한수진/사회자:
 
이런 논란이 생기는 거예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일도 힘들게 하면서 제 시간에 밥도 못 먹고 진짜 서럽다고 울고 그러시는 분도 계세요. 마음 약하신 분들은.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
 
▷ 한수진/사회자:
 
혹시 학부모님들이나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 의견이나 말씀들이 나오고 있어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아이가 6학년짜리가 저한테 그런 반문을 할 줄 몰랐어요. 이 아이가 어? 우리 엄마가 나한테 밥 해주는데 그러면 나도 우리 엄마한테 밥값 받아야 되네. 그러는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초등학생인데.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네. 말도 안 돼요. 아이들도 그런 이야기를 듣고 어제 아 그래도 아이들도 생각이 있구나 하는 걸 봤고요.어제 학부모님도 한분 이거 제가 듣기에는 다 애들 급식을 제공하고 나서 먹는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건 조금 너무한 것 같네요. 이렇게 말씀 한 마디 해주고 가시는 분도 계셨고 그랬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학부모님들이나 학생들의 의견도 있는데 말이죠. 이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세요? 지금 일단은 학교장에게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학교에 자체에서 운영위라는 걸 하고 있어요. 그래서 거기서 풀어야 한다. 교육청에서는 학교로 밀고 있거든요. 저희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그러면 학교마다 다 다르잖아요. 운영 관계가. 그러면 진짜 받는 학교 안 받는 학교 이런 것들도 문제가 심각해지고요. 저희가 봤을 때 교육청에서 입장을 분명히 해주시면 거기에 따르는 빠를 것 같아요. 정리가 잘 되고.
 
▷ 한수진/사회자:
 
교육청에서 입장을 정리해줬으면 좋겠다. 그 입장을 정리해주는 건 식비를 받자는 건 아니겠죠. (웃음)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웃음) 만약에 받는다고 얘기 나오는 순간 급식실의 조리사님들은
 
▷ 한수진/사회자:
 
기운이 좀 많이 빠질 것 같다는 말씀이시네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기운도 많이 빠질 것 같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말씀을 많이 하실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조리사분들 처우 문제도 잠깐 여쭤볼게요. 한 달 급여는 어느 정도 되시나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저희가 지금 기본급이 월급제로 됐거든요. 연봉제에서. 150정도 되고요.
 
▷ 한수진/사회자:
 
150만 원 정도. 이건 크게 차이가 없는 거고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네. 그런데 거기서 저희는 방학 때 월급이 안 나옵니다. 아이들 방학을 하기 때문에 저희들 논다고 월급이 없어요.
 
▷ 한수진/사회자:
 
방학 때는 여름방학 겨울방학 때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봄방학
 
▷ 한수진/사회자:
 
봄방학도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3개월 정도
 
▷ 한수진/사회자:
 
1년에 석 달 정도는 아예 월급이 안 나오는 상황. 그러면 그때는 어떻게 하세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그때는 다음 학기 준비를 위해서 노동 강도가 세다 보니까 치료 받으러 다니느라고 바쁩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가정 형편상 알바 같은 것도 하고
 
▷ 한수진/사회자:
 
아르바이트 같은 것도 하시겠어요.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하는데 그것도 정해져 있어요. 저희가 공무원도 아닌데 공무원법에 보면 두 가지 직업을 가질 수 없다 라는 그런 문구가 있어서 못 하게 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공무원도 아니면서 또 이럴 때는 공무원 대접을 (웃음)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공무원법에 따라라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비정규직에 차별을 하네요.. 많이
 
▷ 한수진/사회자:
 
한 달 기본급이 150만 원 정도. 방학 때는 일도 못해서 월급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 최근 식비 조금. 식비 조금 받게 됐는데 식비가 나오니까 또 그걸 밥값으로 내라. 밥값 내고 먹어라. 이런 상황이 됐다는 말씀이시고요. 청취자 여러분은 어느 게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선자 조리사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선자 / 학교 급식 조리원: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 학교 급식 조리사에게 밥값을 요구하는 게 온당한 것인가. 이 문제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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