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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北제재 칼 빼드는 오바마…美독자제재 '초읽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문턱을 넘은 대북 제재의 중심추가 '워싱턴'으로 이동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안보리 결의안 채택에 발맞춰 양자 차원의 고강도 대북 제재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복수의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지금까지 안보리 무대에서 강도 높은 제재안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춰왔다"며 "안보리에서 결과물이 나온 만큼 양자 차원의 제재 조치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애초부터 '선(先) 안보리 제재→후(後) 양자제재'의 수순을 상정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미국으로서는 당장이라도 양자 제재에 나설 수 있지만, 제재의 강도와 실효성을 높이려면 안보리 무대에서 중국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게 가장 급선무라고 판단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조만간 전례 없는 강도와 폭의 새로운 대북 제재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어떤 제재조치가 포함될지 미지수이지만, 안보리 제재를 '보완'하는 성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안보리 제재가 '20년만의 최강'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강도가 높고 범위도 넓지만, 분야에 따라 미국이 양자 제재로 '틈새'를 메워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내놓을 독자적 제재조치는 의회를 통과한 대북제재 강화법에 영향을 받을 소지가 크다.

지난 18일 발효한 이 법은 ▲대량살상무기 확산 금지 ▲사치품 및 불법행위 차단 ▲인권 ▲사이버 행위까지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지만, 가장 큰 초점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쓰는 경화를 차단하는데 맞춰져있다.

대북 제재 법안을 최초로 발의한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은 과거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처럼 북한 정권이 '고통'을 느낄만한 고강도 금융제재가 필요하다고 행정부에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미국의 새로운 행정명령에는 '돈줄 조이기' 차원의 고강도 금융제재 조치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한 인권과 사이버 분야와 관련한 제재조치도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대목은 미국의 제재 드라이브가 향후 북·미관계에 미칠 함의다.

북·미관계는 앞으로 특별한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한 극도의 '결빙' 상태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대화론 자체가 크게 동력을 잃은 가운데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내년 1월까지 남은 임기동안 압박 일변도의 대북정책을 펴나갈 것이라는게 워싱턴의 외교가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외교' 자체가 아예 실종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중국이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대화의 중재역'에 나서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미국 역시 대북제재의 초점이 북한을 비핵화 테이블로 나오도록 하는데 맞춰져있음을 강조하고 있어 대화 자체를 차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국이 지난주 왕이 외교부장을 워싱턴에 보내 비핵화 협상과 평화협정 논의를 하자며 공개로 '병행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점이다.

중국이 한반도 상황 관리를 위해 G-2(주요 2개국) 차원에서 대화 국면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주문한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현시점에서 비핵화 우선 원칙을 강조하며 병행론을 일축하고 있지만, 6자회담 의장국의 지위를 내걸고 대화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국을 일정정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미국은 대북 압박의 고삐를 이어가면서도 대화의 문을 열어놓는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중국의 중재 움직임에도 북·미 직접대화는 물론이고 6자회담 차원에서 비핵화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에 회의적인 기류가 우세하다.

당장 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 실험까지 강행하는 등 '레드라인'을 넘어선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응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지난 7년간 전략적 인내기조를 유지해온 오바마 행정부로서도 '탐색적 대화'에는 응할 수 있지만 '비핵화 사전조치'와 같은 납득할만한 명분 없이 북한과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런 가운데 외교가에서는 미·중, 한·중 간 외교쟁점으로 떠오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와 대북 제재 드라이브의 '상관관계'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현재 미국은 안보리 결의안 채택과 무관하게 사드 배치를 검토해나간다는 입장이지만, 앞으로 제재 이행상황과 전체 국면의 이완 여부에 따라 한·미 간 협의가 '속도 조절'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없지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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