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미국 전역 13개 주에서 동시다발로 치러진 '슈퍼 화요일' 경선은 미국의 인종·세대·이념·지역별 특성이 뚜렷이 반영된 결과물이었다.
민주당의 흑인 유권자들은 힐러리 클린턴에게 거의 '몰표'를 던지면서 '힐러리 대세론'을 굳히는데 큰 기여를 했다.
반대로 백인 진보층은 버니 샌더스에 우호적이었다.
공화당에서는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이 포진한 남부 주의 표심이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에게 고르게 돌아갔다.
◇ 흑인, 예상대로 힐러리 압도적 지지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민주당의 흑인 유권자들이 클린턴에게 압도적으로 표를 몰아준 것이다.
흑인 유권자 비중이 많은 앨라배마와 텍사스, 조지아, 버지니아에서 클린턴은 3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샌더스를 눌렀다.
앨라배마는 63% 포인트, 조지아는 43%포인트, 텍사스는 35%포인트였다.
특히 앨라배마는 흑인 유권자의 비중이 50%를 넘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이는 지난 2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흑인 유권자들이 클린턴에 몰표를 주면서 예고된 결과다.
특히 이들 남부 주는 흑인 유권자뿐만 아니라 히스패닉계 유권자의 비중도 큰 곳이다.
뉴욕타임스는 "클린턴은 이제 전국 단위에서 인종적으로 다양한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음을 확인시켜줄 수 있게 됐다"며 "이는 11월 대선 승리에 결정적"이라고 풀이했다.
◇ 백인 진보층 표심은 샌더스로 향해
백인 유권자 비중이 많은 민주당 경선 지역에서는 반대였다.
당장 샌더스의 지역구이면서 백인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버몬트에서는 유권자들의 86%가 샌더스를 지지했고 클린턴은 13.5%를 얻는데 그쳤다.
바로 옆 매사추세츠 주에서 샌더스가 불과 2.2%포인트 차로 클린턴을 따라잡은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매사추세츠는 백인이 압도적인데다 가, 미국 내에서 가장 진보적인 주로 평가되는 곳이다.
샌더스에 승리를 안겨준 남부의 오클라호마 역시 백인이 대부분이고 흑인의 비중이 매우 작은 곳이다.
클린턴은 2008년 '검은 돌풍'을 일으켰던 버락 오바마 후보에 맞서 이곳에서 승리한 바 있다.
이번에 흑인 유권자들이 대거 클린턴에 몰린 데 따른 '반사 효과'로 백인들이 샌더스에 표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샌더스가 이긴 북부의 미네소타도 백인 인구 비중이 87%에 달한다.
◇ 샌더스, 히스패닉 표심에 '호소력'?
샌더스가 중남부의 콜로라도에서 승리한 것을 두고 히스패닉계 표심에 호소력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콜로라도는 전체 인구의 80%가 백인이고 이중 20% 가량이 히스패닉계 백인이다.
이에 따라 샌더스가 지난 20일 네바다 코커스를 거치면서 호언장담한 대로 히스패닉계 표심에 상당한 호소력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그러나 히스패닉 비중이 비슷하면서 흑인 유권자들이 많은 텍사스에서는 압도적 표차로 클린턴에게 졌다는 점에서 이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보다는 샌더스가 콜로라도에서 매우 공격적으로 광고를 쏟아부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히스패닉계 표심은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와 같은 대형 주 경선결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 남부 표심 트럼프-크루즈에 '반분'
공화당 경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가장 큰 승부처인 텍사스를 포함한 남부 주의 표심이 어디로 가느냐였다.
결과는 트럼프와 크루즈가 반반씩 나눠가졌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는 앨라배마와 아칸소, 테네시, 조지아에서 승리했고 크루즈는 자신의 지역구인 텍사스와 바로 인접한 오클라호마를 가져갔다.
이들 남부 주는 기독교 복음주자들의 대거 포진한 곳으로 크루즈가 독실한 남부침례교 신자임을 내세워 전략적으로 공략해왔다.
따라서 트럼프로서는 '남부의 표심'을 절반쯤 얻었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는 남부에 이어 수도권인 버지니아와 북동부의 버몬트·매사추세츠도 승리를 거둬 지역과 관계없이 보수지지층으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 크루즈·샌더스 지역구 수성에 성공
크루즈와 샌더스는 각각 자신의 지역구인 텍사스와 버몬트를 수성하는데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텍사스와 버몬트는 미국 내에서 이념적으로 가장 대조적인 주로 꼽힌다.
이번에 처음으로 '슈퍼화요일' 경선에 편입된 텍사스 주는 기독교 복음주의 세력이 매우 강해 남부지역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주로 꼽히는 곳이다.
반대로 버몬트는 미국 내에서 가장 진보적인 주로 평가되고 있다.
클린턴은 자신이 변호사로 활동하고 주지사 부인으로 있었던 아칸소에서 40%포인트에 가까운 격차로 압승했다.
◇ 수도권 표심은 클린턴-트럼프
워싱턴D.C.에 인접해 중앙정치의 흐름에 민감한 버지니아 주의 표심은 클린턴과 트럼프를 택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기도에 해당하는 이곳은 전통적으로 당의 주류 후보들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를 반영하듯, 클린턴은 샌더스를 상대로 64.3% 대 35.2%로 압승했다.
공화당의 경우 '아웃사이더' 트럼프가 승리하기는 했지만, 주류후보에 해당하는 루비오 후보와의 격차가 2.8%포인트(34.7% 대 31.9%)에 그쳤다.
특히 한인들이 많이 몰려 사는 페어팩스 지역은 루비오를 크게 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비주류 후보인 크루즈는 16.9%를 얻었다.
(연합뉴스)
美 슈퍼화요일 민주 '흑백투표'…공화 남부표심 '반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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