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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취재파일] R&D 팔 걷어붙인 30년 영업맨,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은 사내에서 ‘30년 영업맨’으로 불립니다. 한화케미칼의 전신인 한국플라스틱에 1981년에 입사해 주로 국내외 영업을 맡았습니다.
▲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

이런 경력 때문인지 김 사장은 석유화학업계에서 대표적인 ‘현장형 CEO’로 불립니다.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17층에 사장실이 있는데 일주일에 이틀 정도만 출근하고 다른 날에는 여수와 울산 공장을 찾거나 해외 출장에 나선다고 합니다. 

한화케미칼 본사와 공장 직원이 모두 2700여명 쯤 되는데 현장을 찾을 때마다 이들과 격의 없이 식사하며 어울릴 정도로 활달한 성격이라고 합니다. 몇 년전 대리급이었던 한 직원은 "김 사장이 '번개식'으로 저녁을 먹자고 해 놀랐다"며 "무겁고 권위적인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직원들 얘기를 많이 들어주는 편이었다"고 기억하기도 했습니다. 말단 샐러리맨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직원들 마음을 잘 헤아려준다는 얘기도 듣습니다.

● 연구개발에 공들이는 '현장형 CEO'

그런 김 사장이 최근 공을 들이는 분야가 있습니다. R&D, 즉 연구개발입니다. 지난해 말 카이스트와 손잡고 '미래발전연구소'를 만들었습니다. 국내 석유화학사가 카이스트와 연구소를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차세대 석유화학 물질을 개발하거나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정제 공정 개발 등이 이 연구소의 주요 역할 입니다.

'남들 다 만드는 제품을 우리가 좀 더 싸게 만든다고 해서 미래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입니다. 더구나 우리 석화제품과 태양광 설비의 주요 수출국이었던 중국이 자급률을 계속 높이고 있습니다. 수입대체화를 노리는 거지요. 원료와 제품을 다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게, 요즘 화학업계의 분위기입니다.

그렇다고 현장의 중요성이 덜해진 게 아닙니다. 김 사장은 올초 비전선포식에서 "경쟁력의 근원은 현장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현장에 답이 있고 현장의 전문가가 될 때만이 남보다 더 멀리, 더 깊이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CEO 입장에서는 어쨌든 많은 매출을 내고 영업익을 높이면 임기도 늘어날 수 있고 명성도 높아집니다. 영업에 강점이 있는 김 사장이 잘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팔릴만한 매력적인 물건을 계속 내놓아야 합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자될 수 밖에 없는 차세대 기술 개발에, 김 사장이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입니다.

● 취임 1년만에 보여준 호실적…연구개발 성과 주목

김 사장이 연구소 설립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에 대한 신뢰가 있습니다.

2014년 한화L&C사장 시절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부재상황을 대비하는 비상경영위원회의 제조부문을 맡았습니다.

지난 1월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실장과 함께 스위스 다보스 포럼을 찾았습니다. 장차 한화그룹을 이끌 후계자들과 태양광과 금융 등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여러 전문가들을 만났다고 합니다.

지난해 7월에는 울산 여천동 제2공장에서 용접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6명이 폭발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일도 있었습니다. 김 사장은 서울에서 당장 장례식장으로 내려가 유족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습니다. 폭발사고로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노동조합은 당해년도 임금협상을 사측에 일임하기도 했습니다. 그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김 사장에 대해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회사와 업계를 너무 잘 알고 있고 오너는 물론 직원들의 믿음도 두터워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를 이끌어내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김 사장 취임 1년 만에 한화케미칼은 긍정적인 실적을 냈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3370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39% 증가했고, 올해는 5000억원 이상 흑자를 낼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장기적 발전을 위해 R&D에 투자하는 김 사장이 올해 어떤 성과를 낼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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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CNBC 황인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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