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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증세유보·양원 동시선거론 부상…아베 개헌 프로젝트 '꿈틀'

일본 정가가 '아베의 개헌 프로젝트'로 다시 술렁거리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증세를 유보하는 결정과 동시에 6월께 국회를 해산한 뒤 7월 중·참 양원 동시선거를 치름으로써 '개헌가능한' 정치판 짜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것이다.

2일자 아사히, 니혼게이자이, 산케이 신문 등은 소비세율 인상 보류를 명분으로 한 중의원 해산과 그에 이은 7월 중·참 양원 동시선거 가능성이 일본 정가에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발단은 전문가 자문기구인 '국제금융경제분석회합'을 설치하겠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1일 발언이었다.

일본 야당들은 이 발언이 소비증세 연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했다.

이미 아베 총리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내년 4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인상(8→10%)에 대해 질문받자 세계 경제의 "대폭적인 수축(위축)"이 일어나면 예정된 증세를 취소하는 정치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보였다.

최근 엔고와 주가 하락 추세에 대한 위기의식을 내비친 것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국제금융경제분석회합을 설치키로 한 것은 증세 보류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증세 보류는 결국 중의원 해산 결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일본 언론은 보고 있다.

이미 아베는 2014년 11월, 이듬해 10월로 예정돼 있던 소비세율 인상을 1년 6개월 뒤로 미루기로 결정하면서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치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총리는 2014년 11월 소비증세 (1차) 연기를 결정할 때 중의원 해산 및 총선(중의원 선거) 개최로 신임을 물어 결국 승리했다"며 "이번에 다시 증세 연기와 함께 신임을 묻는다면 이르면 여름 참의원 선거에 맞춘 총선이라는 선택지가 있다"고 썼다.

아베가 양원 동시 선거를 치른다면 그 목표는 단연 개헌안 발의 의석 확보(양원 각 3분의 2 이상)라는게 관측통들의 일치된 견해다.

교전권과 전력 보유를 부정하는 헌법 9조를 고쳐 일본을 명실상부한 '보통국가'로 만드는 것은 아베 총리 최대의 정치 목표로 알려져 있다.

이미 연립여당(자민·공명당)은 중의원에서 3분의 2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과반 의석을 보유한 참의원에서도 의원 절반을 새로 뽑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하고 '우당'격인 오사카유신회와 연대하면 3분의 2 고지에 오를 수 있다.

그런데도 아베가 굳이 중의원 해산을 통한 올여름 양원 동시선거 카드를 뽑을 것이라는 관측이 여권 안팎에서 끊이지 않는 것은 그가 개헌가능한 정계구도를 조기에, 확실히 구축하려 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내년 4월 예정대로 소비증세를 한 뒤 중의원 선거를 치를 경우 아베 정권의 고전이 불가피하다는게 중론이다.

그런 만큼 아베는 선거에서 최대 악재가 될 수 있는 증세 문제를 조기에 매듭짓고, 야당이 전력을 정비하기 전에 기습적으로 대형 선거를 치름으로써 보다 확실히 개헌 의석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동시에 개헌에 대한 아베 총리의 발언은 최근 부쩍 과감해졌다.

지난달 20일 민영 라디오인 닛폰방송에 출연해 "(헌법에) 실력(實力) 조직에 대한 서술이 없는 것은 이상하다"며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기해야 한다"고 말한데 이어 지난 1일에는 헌법 개정을 통해 집단자위권을 전면적으로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하에서 '해석 변경'을 통해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 놓고 금새 헌법 9조를 고쳐 집단자위권을 전면 행사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은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야당 측에서 나왔다.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 안에서도 국민 상당수가 반대하는 헌법 9조 개정을 참의원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삼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가 잇달아 개헌 추진에 의욕을 보이는 것은 일본 헌법학자 대다수가 위헌 소지를 지적하는 집단자위권법(안보법)의 불안전성을 의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위헌 소지가 법정 공방으로 비화하기 전에 헌법을 개정하려면 정권은 힘이 있고 야권은 지리멸렬한 올해가 '골든타임'이라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의 불투명한 일본 경제상황은 아베 총리의 이런 계산을 헝크러뜨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작년 20,000선을 돌파했다가 올들어 16,000 수준으로 떨어진 닛케이평균주가, 연율 마이너스 1.4%를 기록한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등으로 인해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실망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 신문은 일본 경기가 호전되지 않으면 이제까지 아베 정권의 선거 연승을 견인한 '경제'가 오히려 선거에서 아베 정권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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