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변 구조물과 '쿵'…사망자 6배 '치명적'

<앵커>

길가에 있는 전봇대나 가로등을 들이받는 교통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다른 사고 보다 사망률도 다섯 배 넘게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습니다.

김흥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왕복 2차선 도로를 달리던 자동차가 도로를 이탈해 전봇대와 충돌합니다.

[운전자 : 어머 어떡해… 아이고 놀래라.]

커브길에선 핸들을 미처 꺾지 못해 가로수와 충돌하기도 합니다.

도로변 구조물과 충돌하는 교통사고는 한 해 평균 4천5백 건 정도, 건수로는 전체 교통사고의 2% 정도에 불과한데, 사망자 수는 11%를 넘을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2010년부터 5년간 발생한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구조물 충돌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는 12.8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100건 당 평균보다 5.6배나 높았습니다.

특히, 영국이나 일본과 비교하면 사망사고 비율이 월등히 높습니다.

미국과 EU 국가들의 경우 이른바 '클리어 존'으로 불리는 안전구역을 설정해 구조물 설치를 엄격히 제안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제대로 된 규정이 없어 차로에 거의 붙어 있거나 불과 1~2m 내에 설치된 경우가 많습니다.

[김상옥/삼성교통안전연구소 수석연구원 : 외국의 경우에는 차로변 바깥 구역 9~10미터 정도를 '클리어'로 설정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클리어 존' 도입을 시급히…]

또 불가피한 구조물의 경우 방호벽과 반사판 설치 같은 안전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