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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하면 끝?…무관심에 사라지는 아픈 역사

<앵커>

내일모레(1일)가 삼일절입니다.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엔 광산 같은 강제노역 현장이 8천 곳이 넘게 있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사라져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그나마 곧 흔적없이 철거될 상황에 처했습니다.

무관심 속에 사라지는 아픈 역사의 기록물을, 김종원 기자가 생생리포트에 담았습니다.

<기자>

인천 부평시 도심 한복판에 폐허가 된 기와집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일본 미쓰비시사의 군수공장에서 강제노역하던 조선인들이 묵던 줄사택, 즉 기숙사입니다.

일제 군수공장 강제 징용자들이 생활하던 줄사택 내부입니다.

보시면 5평도 채 되지 않는 이 좁은 공간에서 8명 정도가 함께 기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외벽을 보시면 한 뼘도 되지 않는 굉장히 얇은 두께의 돌벽입니다.

겨울이 되면 몹시 추웠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굉장히 열악한 생활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참상은 그저 이야기로만 전해질 뿐, 그 어떤 기록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남은 이 줄사택 현장이나마 역사적 증거로 남기겠다고 일부 학술단체가 애쓰고 있지만, 이 지역 환경개선사업이 진행될 계획이어서 그나마도 불투명합니다.

[서경덕/성신여대 교수 : 일본의 역사 왜곡만 탓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먼저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 잘 간직하고 보존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현장은 보존해야 합니다.)]

이제는 입구조차 찾아볼 수 없는 부산의 한 폐광산, 일제강점기 구리 광산으로, 역시 조선인들이 강제노역에 동원된 곳입니다.

[유 태/일제 강점기 광산 마을 주민 : 일본사람 자기네 마음대로 우리 한국사람 부려 먹었지 뭐. 당시 살기는 다 어렵지. 그 박한 (광산) 월급 받아서 살려면 그렇지.]

당시 조선인들이 묵던 사택도 남아 있지만, 이런 사실을 알리는 안내판 하나 없습니다.

[해당 군청 담당자 : (스미토모 광산에 대해 여쭤볼 게 있어서 전화 드렸어요.) 전 처음 듣는 건데. 저희 부서로 전화 주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역설했던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 그러나 우리 모두의 무관심 속에 아프지만 기억해야 할 역사의 기록들이 흔적 없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VJ : 김준호, 이준영, 사진제공 : 부평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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