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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충격에 가족 '와르르'…마르지 않는 눈물

<앵커>

"앰뷸런스가 지나가면 머리 있는 데가 찌릿찌릿하면서 무릎 밑쪽으로 후들후들 힘이 풀려요." 지난해 예비군 총기 난사 사고 피해자의 어머니입니다. 아직도 당시 충격으로 고통받고 있는데요. 이런 재난 사고가 일어나면 가족들 마음의 상처까지 잘 보듬고 치료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연속기획 '외상 그 후' 마지막 순서,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아들의 사고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들었던 순간의 충격은 일곱 달이 지나도 사그라지지 않습니다.

[이옥란/예비군 총기 난사 피해자 어머니 : '(우리 아들) 살려만 주세요. 신이 계시면 살려만 주세요' 그랬어요.]

유치원생과 교사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씨랜드 화재 사고 유족들의 눈물은 17년이 지나도 마르지 않습니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한국 땅을 등지고 이민 갔고, 쌍둥이를 잃은 아버지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어린이안전재단을 만들었습니다.

[채정호/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재난이라는 것은 당사자 한 명의 문제가 아니고, 그들의 가족, 정말 수많은 사람이 다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거든요.]

외국 연구를 보면 자녀가 사고를 당해 다친 부모의 15%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대형 재난으로 자녀나 가족이 크게 다친 경우 나머지 가족들 마음의 상처에 대해선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어떤 누구한테도 도움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어떻게 가족을 위해서 '이런 것 좀 해보세요' 한 분 없었어요.]

총기 난사 사고 때 폐에 총을 맞았던 예비군은 보상금으로 760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건 아니다, 부당하다는 생각은 화병까지 불렀습니다.

[예비군 총기 난사 피해자 아버지 : 그런 걸 보상 안 해주면, 이거는 너무 억울한거죠. 요새도 자다가도 새벽에 한두 시쯤에 일어나서….]

외상의 충격과 슬픔을 혼자 힘으로 견뎌내고 있는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사회가 먼저 손을 내미는 법을 진정성 있게 고민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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