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가 5조원짜리 가짜 일본채권을 국내로 몰래 들여와 70대 노인을 등치려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홍콩에서 밀반입한 가짜 일본채권을 유통하려던 혐의로 송모(59)씨와 유모(73)씨를 구속하고, 김모(5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부동산 재력가 최모(71)씨에게 접근, 50억원을 주면 액면가 5천억엔(한화 5조원 상당)짜리 일본 채권을 담보로 주겠다고 꼬드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최씨에게 돈을 빌린 송씨는 최씨가 지난해 7월 공시지가 80억원에 달하는 경기 안성시 소재 임야를 처분하려고 내놓자 그에게 접근했습니다.
송씨는 범행에 지인 유씨 등을 끌어들였고, 유씨는 같은 월남참전 용사이자 사기 등 전과 13범인 이모(70)씨와 손을 잡았습니다.
이들은 이씨가 2013년께 홍콩에서 밀반입한 가짜 일본채권 5천억엔권 15장 중 하나를 범행에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송씨 등은 '땅값으로 공시지가를 훨씬 120억원을 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신임을 얻고서, 일본채권을 줄테니 50억원을 달라고 최씨를 계속 꼬드겼습니다.
이들은 최씨가 고령인데다 혈액암으로 요양 중이라 사리분별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노려 감언이설로 6개월간 공들여 구슬렸습니다.
하지만, 액면가가 너무 높다는 점에 의심을 품은 최씨의 아들이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22일 서초구 한 호텔 카페에서 최씨에게 가짜 채권을 보여주던 송씨와 유씨, 김씨 등 3명을 현장에서 검거하고 가짜 채권을 압수했습니다.
채권에는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 관인이 찍혀 있는데다 정교한 현인증서(채권인증서)도 있어 일반인이 쉽게 위조 여부를 가리기 힘들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지난달에도 말레이시아에서 들여온 위조 일본채권 5천억엔권을 유통하려던 일당이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 국에서 가짜 일본채권 피해가 잇따르자 일본 경시청은 "100억∼5천억엔짜리 가짜 채권이 유통되고 있으니 주의해달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채권 공급책 이씨의 뒤를 쫓고 있으며 나머지 14장의 위조채권을 회수할 계획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 채권은 국내 금융기관에서 진위를 가릴 수 없으므로 발행국 대사관에 문의하라"며 "액면가가 터무니없이 거액이면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5조원짜리 日채권으로 70대 노인 등치려던 일당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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