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지하에 있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옛 묘비가 43년 만에 원래 위치인 중랑구 망우리공원으로 돌아왔습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와 서울시설공단 등에 따르면 도산공원의 '도산안창호기념관'에 있던 이 묘비는 이달 24일 망우리공원 '도산 묘터'로 옮겨졌습니다.
1973년 안 선생의 묘가 도산공원으로 이전하며 그곳으로 따라간 옛 묘비는 2005년 새 묘비가 설치되면서 도산기념관 지하에 보관돼왔습니다.
1955년 세워진 이 묘비의 비문은 안 선생 지인인 소설가 춘원 이광수가 지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글씨는 서예가 소전 손재형·원곡 김기승이 썼습니다.
앞면에는 한자로 '배우고 가르침에 끊임없이 애쓰시고 슬기와 큰 덕을 바로 세워 사심은 우리나라와 겨레를 위함이셨네.
바르고 사심 없이 사람을 대함에 봄바람 같고 일을 행하심에 가을 서릿발 같으셨네'라고 써 있으며 뒷면에는 안 선생의 이력이 빼곡히 적혔습니다.
안 선생의 옛 묘비 이전은 망우리공원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의 하나입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서울시 용역으로 2014년부터 망우리공원에서 역사·문화를 교육하는 '인문학 길'을 조성하는 사업을 해왔습니다.
망우리공원 묘지는 1938년 세상을 뜬 안 선생이 유언으로 정한 곳입니다.
안 선생은 2년 먼저 눈을 감은 자신의 애제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유상규 선생의 묘가 있는 망우리공원에 묻히고 싶다고 했습니다.
유 선생은 안 선생이 3·1 운동에 참여하고 중국 상하이(上海)로 망명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활동할 때 비서를 지낸 인물로 안 선생의 옛 묘터는 유 선생의 묘와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김금호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사무국장은 "두 선생의 인연을 들은 사람들은 교육가, 정치가로만 알려진 안 선생의 인간적 면모를 알게 돼 감동 받곤 한다"고 전했습니다.
김 국장은 "40년 이상 기념관 지하에 보관돼 온 묘비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으니 서울시민과 자라나는 세대에 귀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설공단은 3·1절인 다음 달 1일 망우리공원에서 묘비 제막식을 합니다.
행사에는 안 선생의 조카사위 김봉성의 아들인 김선영씨, 서상목 도산기념사업회 이사장, 이윤배 흥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합니다.
[포토] 지하서 잠자던 안창호 선생 묘비, 43년 만에 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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