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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만 1년…"전공, 적성 따지는 건 사치"

<앵커>

취업 절벽에 절망하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 마지막 순서입니다.

적성이나 전공을 따지는 게 사치일 수밖에 없는 취업난 속에서 미래에 대한 설계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청년들의 현실을 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대 인문대를 졸업한 신입사원을 만났습니다.

지난 1년간 수도 없이 취업을 시도하다가 지난달 가까스로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취업 한 달째 신입사원 : (자기소개서를 작년) 상반기에는 한 열댓 개쯤 쓰고, 하반기에는 진짜 한 40개 썼던 거 같아요.]  

지원서를 쓸 때마다 전공이나 희망직종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나름 나도 전공이란 걸 한 게 있는데, 지원을 하려면 다 '전공무관'이라고 써야 되고, 그런 게 되게 슬프고…]

이런 묻지 마 취업 시대에 차근차근 인생을 설계해 나가는 건 희망 사항일 뿐입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은 2천4백만 원.

13년치 연봉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만 집 한 칸 겨우 마련할 수 있는 게 현실입니다.

[계약직 사원 : (4년제 말고) 2년제 전문대 나왔으면 기술이라도 갖고 있으면 그런 기술직이라도 취업을 할 텐데…]  

15년째 세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1.24명의 출산율은 일자리 전쟁 속에서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있는 우리 청춘들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취업 두 달째 신입사원 : 그 돈을 언제 모아서 내 집을 사고 결혼 자금을 모으고 애들 육아 비용으로 쓰나…]

[이근태/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청년 고용에 대한 수요가 그렇게 많지 않고요. 새로운 (고용) 수요 확대가 별로 안 되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이제 청년들이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청년 실업 해소와 일자리 창출이 시대적 과제라는 데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취업 절벽 앞에서 좌절하며 더 이상 희망도, 꿈도 얘기하지 않는 암담한 현실을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미래도 낙관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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