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이 흐른 지금 대표적 철새 월동지였던 두 곳은 옛 명성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초라했습니다.
번식지인 러시아와 중국 쪽에서 개체수가 증가한 게 원인이라는 설명입니다. 어쨌든 철새들이 많이 찾아왔다는 것은 우리나라 생태계가 건강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한 증거여서 반가운 소식입니다.
또 천수만 간월호도 지난 2000년 7만2천108마리에서 올해는 1만4천371마리로 줄었습니다. 15년 만에 시화호에서는 무려 15만 마리의 철새가 감소했고, 간월호에서는 6만 마리가 자취를 감춘 것입니다.
11월이나 12월 중순 쯤 십만 마리가량의 큰 기러기떼와 고방오리,청둥오리들이 관찰됐지만 대부분 남쪽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입니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떠난 것에 주목해야합니다. 시화호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흔하디 흔하던 오리떼 일부만 관찰 될 뿐이었습니다.
기온변화는 크지 않은데 철새들이 머물지않고 떠났다는 것은 월동지로서의 조건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먹이 부족이나 사람들의 간섭과 방해가 주 요인입니다. 월동지로서의 철새 서식환경이 파괴돼 새들이 외면했다고 봐야합니다.
철새 월동지로서 간월호의 가장 큰 장점은 끝 없이 펼쳐진 천수만 간척지 평야지대로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입니다. 서산, 태안, 홍성 등 3개 시.군에 걸쳐 면적만 무려 1만1백여 헥타르에 이를만큼 광활한 곡창지대입니다. 천수만 간척지 A지구의 경우 서산지역 5천133ha 홍성 1천323ha이고, B지구는 태안 2천253ha 서산 1천518ha에 이릅니다.
이 드넓은 곡창지대에서는 벼농사를 짓고 있어 추수 후 논바닥에 떨어진 낙곡이 철새들의 먹이로 쓰였습니다. 그런데 몇년 전부터 농민들이 볏짚을 가축먹이용으로 쓰거나 팔기위해 대부분 거둬 갔습니다. 철새 보금자리였던 추수 후 논바닥은 흰천으로 볏짚을 둥그렇게 말아둔 ‘곤포 사일리지’ 덩어리들이 차지했습니다.
곤포사일리지는 수분이 많은 볏짚을 진공 저장해 발효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이 볏짚 한 덩어리에 5만원~6만원 가량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논 주변에는 볏짚을 사겠다는 광고 현수막도 나 붙어있습니다. 축산 농가들에게는 요긴한 사료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먹이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또 태안 쪽 B지구 2천253ha 가운데 1천100ha는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로 개발중 이어서 철새 먹이원으로서의 농경지 면적은 그만큼 줄어들었습니다.
수 년째 진행되고있는 간월호 농수로 정비공사도 철새의 서식을 방해하는 요인입니다. 중장비가 오가며 하루 종일 흙을 퍼 실어 나르는데 대해 철새들이 불안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붕어를 낚겠다며 간월호에 낚시꾼들까지 몰려들어 하루종일 그늘막을 치고 머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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