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자 "사드 문제로 한중관계 훼손 원치 않아"

중국 외교부 당국자는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 한중관계 훼손까지 거론하며 사실상 '위협성'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관계가 훼손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이 끝난 뒤 일부 한국기자들과 따로 만나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화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추 대사가 중국 측의 원론적인 반대 입장을 전달하려 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정확히 어떤 표현을 사용했는지, '훼손'이나 '파괴'란 단어를 직접 썼는지에 의구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화 대변인은 "한국의 분위기가 어느 정도로 격앙돼 있느냐"고 물으며 한국의 대중 비난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사드 배치에 대한 한국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고도 했다.

이런 발언은 사드 문제로 양국 관계가 민감한 상황에서 추 대사의 발언이 한국의 공분을 초래해 한중관계에 또다른 악재가 될 가능성을 진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화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는 "추 대사의 발언이 중국의 공식 입장이냐"는 질문에 즉답은 피한 채 "사드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화 대변인은 "사드 배치에 관한 중국의 입장은 매우 명확하고 일관된다"면서 "우리는 한국의 우려를 이해하지만 어떤 국가든 스스로의 안전이익을 수호하려 할 때는 다른 국가의 안전이익 훼손을 대가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사드가 중국의 국가안전 이익을 직접적으로 훼손한다고 보기 때문에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 대사는 전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중국의 안보이익을 훼손하면 양국관계는 어쩔 수 없이 피해를 입게 될 것", "양국관계를 오늘날처럼 발전시키는데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이런 노력은 순식간에 한가지 문제(사드) 때문에 파괴될 수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함으로써 한국 측의 강한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한국 외교부는 24일 추 대사를 초치해 이 발언에 대해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