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경기 하남에서 발생한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의 피해자 아버지 하 모 씨는 여전히 피해자의 사죄도, 법의 단죄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중 삼중으로 괴롭다"고 말했습니다.
하씨는 딸을 잃은 후 고통 속에 세월을 보내다 지난 20일 건강이 악화돼 숨진 아내를 어제(23일) 화장해 추모공원에 안치했습니다.
딸이 끔찍하게 살해된 뒤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수면제와 술에 의지해 지내온 그녀는 숨질 당시 키 165㎝에 몸무게가 38㎏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야윈 상태였습니다.
하씨 부부는 악몽같은 추억을 공유하는게 힘들어 따로 살아왔다고 합니다.
부인은 평소에도 보통사람보다 식욕이 없는 편이었는데, 딸을 잃은 후 고통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다보니 밥을 안먹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술에 취해도 수면제 없이는 잠들지 못했고, 술에 의존한 채 먹는 게 없어 영양실조로 숨진 것 같다고 하씨는 말했습니다.
고통 속에 살아온 아내마저 떠나 보낸 하씨는 단 한 번의 사과도 없었던 영남제분 회장 일가에게 "이제라도 돈이면 다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가해자들은 사과는 고사하고 사과할 의지조차 없이 돈이면 다 된다는 식이었다"며 "딸에게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건 가해자들을 단죄해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법원도 그런 문제는 확실하게 하고 억울함이 없도록 해야 하는데 제대로 밝혀지지도 못하고 응징도 안됐다"며 "지금 사과받는다고 해서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 너무 늦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명문대 법대생이던 하 모 씨는 실종된지 열흘 만인 2002년 3월 16일 하남시 검단산에서 공기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당시 영남제분 회장의 부인 71살 윤 모 씨는 법조인 사위와 하씨와의 불륜을 의심해 친조카를 시켜 하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윤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하던 중 유방암 등을 이유로 2007년 형집행이 정지된 후 2013년까지 민간병원 호화병실에서 생활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2014년 10월 서울고법 항소심 재판부는 허위진단서를 발부해 윤씨가 형 집행정지를 받도록 도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은 세브란스병원 주치의 55살 박 모 교수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정의는 어디있나" 한 깊어진 피해자 아버지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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