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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백년은 거뜬하다던 내부순환로에 무슨일이?

* 대담 : SBS 권란 기자

▷ 한수진/사회자:

'중대한 결함'이 발견돼 내부순환도로 정릉천고가 구간이 지난 월요일부터 통행이 전면 금지됐습니다. 전면통제 계획도 바로 하루 전인 지난 일요일에 급작스럽게 발표가 됐는데요, 서울 주요 간선도로의 통행까지 갑자기 막을 수밖에 없었던 중대한 결함은 뭔지, 왜 발생한 건지, 취재를 한, SBS 권란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권 기자!
 
▶ SBS 권란 기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먼저 '중대결함'이 뭔가요?
 
▶ SBS 권란 기자:
 
정랑천고가는 말 그대로 다리입니다. 상판 위로 차량이 통행하고 아래는 교각이 지지하고 있는데요. 상판과 교각을 잇는 부위에 지지하는 역할을 해주는 역사다리꼴의 콘크리트 박스가 있는데, 이 안에 강철 케이블 다발이 있습니다. 이걸 양쪽으로 잡아당겨서 다리를 버티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이 케이블 다발 20개 가운데 하나가 끊어져 있는데, 지난 17일 해빙기 안전점검 중 끊어진 것을 발견한 거죠. 심상치 않다 생각해서 다른 부분도 케이블 피복을 벗겨내고 봤더니 녹이 슬거나 끊어져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보통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자칫하면 다리가 무너지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게다 싶어서 급하게 통행 제한을 건의했다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릉천고가가 결함이 발생할 정도로 오래 된 건가요? 언제 지어진 건가요?
 
▶ SBS 권란 기자:

80년대에 설계하고 90년대 초에 착공해서 99년에 개통을 했습니다.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이 정릉천고가 건설공법이 당시만 해도 획기적이라고 주목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PSC공법이라는 건데, 이게 뭐냐면 앞서 말씀 드린대로 콘크리트 내부에서 강철 케이블을 잡아당겨 버티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PSC공법이요? 다리를 짓는데 아주 많은 공법이 있을 텐데 이런 공법을 택한 이유도 있겠죠?
 
▶ SBS 권란 기자:

네, 정릉천에 PSC공법을 적용한 건,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먼저 콘크리트로 만들었기 때문에 유지관리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른 공법으로 건축 시 매년 도장을 새로 해야 한다든지, 관리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PSC공법을 선택했고, 두 번째는 정릉천 하부에 작은 하천이 흐르는데, 다리 상판에서는 양방향 6차선 도로가 있죠. 하부 면적이 좁기 때문에 다리를 두껍게 만들 수가 없었고, 상부는 면적이 넓기 때문에 교각과 상부를 잇는 부분을 단단히 해줘야 하는데 이때 PSC공법이 적합하다는 것이라는 겁니다. 사실 전문가들은 이 기법이 이론상 굉장히 안전한 공법이라고 하는데요. 100년도 거뜬한 기술이라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100년이나 거뜬하다고 했는데 정릉천고가 99년에 개통해서 이제 겨우 17년 됐는데요. 왜 안전까지 위협하는 상황에 이른 건가요?
 
▶ SBS 권란 기자:
 
케이블이 어떻게 돼있냐면, PVC 파이프 안에 케이블 다발이 들어가 있는데그 안에 시멘트를 채워 넣어 내부를 밀봉해놓았습니다. 그러니까 공기조차 새어 들어갈 수 없도록 만드는 건데, 여기에 공기와 물이 새어 들어가서 케이블이 끊어졌다는 것입니다. 이 케이블 다발은 PVC 파이프 안에 있는데 사선으로 이어서 멀리서 보면 산이 삐죽삐죽한 형태로 시옷자를 연속으로 세워놓은 형태인데요. 시멘트를 넣을 때는 사선 아래쪽 파이프로 밀어올리는 방식으로 위쪽에는 air vent라는 공기가 빠질 수 있는 구멍을 만들었는데
여기로 시멘트가 밀려올라오면 안이 다 잘 채워졌다해서 봉합을 합니다. 이게 잘 되었다면 외부의 모든 요인들과 차단되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거죠?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거네요?

▶ SBS 권란 기자:
 
서울시와 안전자문단은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니면 파이프 어딘가에 구멍이 낫다는 의견인데요. 일부 전문가는 시멘트를 넣어서 환기구를 봉합하는 과정이 잘못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환기구는 차량이 다니는 아스팔트 아래에 있는데, 일부 전문가는 필요할 경우 이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환기구 부분을 점검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내부순환로 전면통제

▷ 한수진/사회자:

아니 그렇다면, 중대한 결함이라면서 왜 이제야 발견을 한 거죠? 이번 해빙기 안전점검 바로 직전에는 점검이 없었나요?
 
▶ SBS 권란 기자:
물론 있었습니다. 정밀점검은 12월, 수시점검은 1월에 하게 됩니다. 정밀점검은 지난해 하반기에 실시했습니다. 시설물이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년마다 한 번씩 정밀점검을 하게 되어 있는데 이에 따라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점검이 이뤄졌고 12월에는 보고서도 나왔는데요. 당시 정밀진단에서 정릉천고가가 어떤 등급을 받았을까요?
 
▷ 한수진/사회자:
 
글쎄요.

▶ SBS 권란 기자:
 
B등급입니다. 상위 두 번째 등급입니다. 1등은 아니고, 2등이라는 말인데요. 아주 경미한 문제는 있지만 기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양호하다 이런 판단입니다. 그래서 국가안전대진단에서도 민관합동점검이 아닌 자체점검 대상에 포함됐었죠. 게다가 1월에도 서울시설공단의 수시점검이 있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밀점검을 한지 두 달, 수시점검을 한지도 이제 겨우 한 달 아닙니까. 부실점검이라고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 SBS 권란 기자:
 
정밀점검이라고 하지만, 사실 점검을 모두 육안으로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러니까 눈으로만 확인을 한 거죠. 케이블이 피복으로 감싸져 있다고 했는데, 피복이 입혀진 케이블은 밖으로 문제가 생기기 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는 방법이 국내에서는 안타깝게도 ‘없다'고 합니다. 해외에서는 소리로 측정하는 청음법, 진동으로 보는 진동법 등이 사용되고 있는데요. 현재 국내에서는 이제 겨우 개발을 위해 연구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뒤에야 다른 부분 점검을 진동법으로 하겠다고 하지만 외국의 기술을 빌려와야 하는 상황입니다. 진동법은 파이프 내부에 진동을 울려봐서 서로의 진동을 비교하는 방법인데, 평균과 다른 진동이 나타나면 내부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인데요. 만약 이상이 나오면 파이프에 구멍을 내고 내시경카메라를 넣어 관찰하겠다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군요. 그런데 케이블이 강철로 만들어졌다고 했는데, 그 단단하다는 게 한 달 만에 툭 끊어질 수도 있는 건지 궁금하네요?

▶ SBS 권란 기자:
 
사실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납득이 잘 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그럴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파손은 순식간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마지막 육안 점검이 있었던 1월 이후 한 달 만에도 끊어지는 현상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파이프 안에서 케이블이 부식되더라도 밖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삭고 삭아서 안에서 끊어지게 되면 그 중량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PVC파이프도 같이 끊어지게 된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20일 밤 급하게 교통통제를 결정했는데, 그 이유는 처음 발견된 끊어진 케이블 말고도 다른 케이블에서도 부식이 진행되고 있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냥 두면 다리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 한수진/사회자: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네요. 서울시의 앞으로의 대책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 SBS 권란 기자:
 
서울시는 우선 정릉천 고가를 안전하게 받칠 수 있는 임시 보조 교각을 설치할 계획이라는데요. 알파벳 H모양의 H빔 4개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높이는 6~8미터 정도고요. 이를 위해서 그제 진입 위치를 선정했고, 작업 공간 확보를 위해 주변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을 폐쇄했습니다. 임시 교각 기초공사는 오늘 시작해서 완성은 3월 20일쯤 이라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임시교각이 완성되면 정릉천 고가는 다시 이용할 수 있게 되나요?

▶ SBS 권란 기자:
 
임시교각이 완성되면 케이블 점검과 보완작업을 벌이게 되지만, 차량 통행은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피크타임, 차량이 최고 많이 몰릴 때가 4~5천대라고 하는데요. 임시교각이 설치되면 이 정도의 하중은 버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통행제한을 한 뒤 지난 이틀 동안 이 지역 주변에 극심한 차량 정체가 있다는데요. 물론 교통체증 때문에 시민의 불편이 있기는 하지만, 시민의 바람은 정말 안전하게 믿고 다닐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겠죠. 서두르기보다, 가장 최선의 방법을 찾아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또,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시공부터 점검까지 철저하게 해주기를 바랄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SBS 권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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