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초대석] '귀향' - 잊어서는 안 될 아픈 역사, 영화로

<앵커>

우리가 어떻게 그 분들을 잊을 수 있을까요? 우리가 어떻게 그 기억을 묻어버릴 수 있을까요? 우리 현대사의 가장 가슴 아픈 이야기, 일본군 위안부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귀향'이 오늘(24일) 개봉합니다. 오늘 초대석에는 '귀향'의 조정래 감독, 그리고 배우 서미지 씨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먼저 두 분, 시청자 여러분께 인사 한 번 해주시죠.

[조정래/ 영화 '귀향' 감독 : 오늘같이 감격적인 날 이렇게 불러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나 고맙습니다. 저는 영화 '귀향'을 만든 조정래 감독이라고 합니다.]

[서미지/영화 '귀향' 배우 : 안녕하세요. 영화 '귀향'에서 일본군에 의해서 강제로 차디찬 낯선 땅으로 끌려 간 소녀 '영희' 역의 서미지입니다.]

이제 불과 몇 시간 뒤면 영화가 관객들을 만나게 될 텐데, 지금 심정이 어떠세요?

[조정래/ 영화 '귀향' 감독 : 너무나 떨리고요, 감격스럽습니다. 1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또 2002년부터 함께 계셨던 수많은 할머니들 생각이 많이 나고요, 그분들, 돌아가신 할머니들 생각도 많이 납니다. 그분들의 영령들께서 같이 함께 계셨던 것 같고요. 그리고 수많은 후원자 분들, 너무나 감사합니다. 감격스럽습니다.]

14년 걸렸다고 말씀하셨는데, 14년 전에 이 영화를 처음 만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하신 게 한 편의 그림 때문이었다고요?

[조정래/ 영화 '귀향' 감독 : 네, 그렇습니다. 나눔의 집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가 그때 할머니들과 만나던 중에 강일출 할머니께서 그리신 '태워지는 처녀들'이라는 그림을 봤습니다. 그런데 그 그림 속에 있었던 내용이 너무나 끔찍했고, 사실은 20만 명이나 되는 수많은 소녀들이 타향 땅에서 차갑게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차디차게 누워 있는 그 소녀들을 고향으로 모셔 와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고요. 그래서 14년이 걸린 것 같습니다.]

네, 그렇군요. 서미지 씨는 어떻게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되셨어요?

[서미지/영화 '귀향' 배우 :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읽고 정말 많이 울었어요. 그리고 이 영화에 꼭 참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오디션을 통해서 감독님과 마주하게 되었고요. 꼭 배우로서가 아니라 다른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꼭 참여를 하고 싶었던 작품이고, 이렇게 뜻깊고 그리고 의미 있는 작품에 참여를 하게 된 것 같아서 너무 영광스럽습니다.]

14년이나 걸려서 이 영화를 계속 꾸준히 만들게 한 힘은 결국은 어떤 그 분들에 대한 기억, 그리고 이 영화 제작에 힘을 보태주는 국민들, 그런 분들의 힘이었겠군요?

[조정래/ 영화 '귀향' 감독 : 네, 그렇습니다. 그 분들이 제게 부탁하셨던 도와달라는 그 말씀이 지금도 귓가에 맴돌고 있는데요. 그 말씀으로 여기까지 버텨올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전 세계 7만 5천 명이 넘는 분들의 응원과 그리고 후원금 이것으로, 어떻게 보면 강제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서미지 씨는 이번에 맡은 배역이 15살에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 '영희' 역을 맡으셨는데, 연기를 하시면서 영화를 찍으시면서 어려웠던 일 많으셨죠?

[서미지/영화 '귀향' 배우 : 그때 당시의 두려움 그리고 낯선 곳으로 끌려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그런 슬픔을 이해하는 데 조금 어려웠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그때의 소녀들의 그런 복잡한 감정을 감히 제가 다 헤아릴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런 점이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 연기한 소녀들은 나이로 보면 서미지 씨보다 오히려 훨씬 더 어린 나이의 소녀들이고 배우 이전에 여자로서 또 느끼는 것이 많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어떠셨어요?

[서미지/영화 '귀향' 배우 : 정말 꽃다운 그런 나이의 추억이 아무래도 정말 고통 속에 있다는 그런 것에 너무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이번 영화에는 서미지 씨뿐만이 아니라 많은 배우들이 자발적으로 재능 기부 형태로 참여를 하셨고, 특히 재일교포 여배우들도 많이 참여를 했다면서요?

[조정래/ 영화 '귀향' 감독 : 네, 그렇습니다. 우리 영화의 주인공인 강하나 양 같은 경우에는 지금 오사카에 거주하고 있는 재일교포 4세입니다. 오디션을 통해서 또 부모님을 설득해 가지고 정말 스스로 강인하게 이 역을 맡아주었고, 정말 해내겠다는 그 의지가 대단했고요. 일본군 악역을 맡은 분들은 더 대단한 것 같아요. 그 분들은 사실 어떻게 보면 참 당신들의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그런 선택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들이 1인 3역, 4역을 하셨어요. 왜냐하면 자발적으로 비행기를 타고 오시고 또 오셔서 연기하시고 일본어 지도도 하시고 또 촬영이 본인 분량이 끝나면 정말 온갖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고 하셨는데요. 그 분들께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나눔의 집 할머니들도 영화를 같이 보셨다고요? 어떤 말씀을 해주시던가요?

[조정래/ 영화 '귀향' 감독 : 보시고 난 다음에 정말 많이 우셨고요. 또 영화를 보시고 난 다음에 하시는 말씀이 너무 참 감사했어요. "감사합니다, 할머니" 그러니까 "내가 더 고마워"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나는 이렇게 살아서 이 영화를 보지만 먼저 가신 할머니들은 얼마나 한이 많은지 몰라"라고 하셔서 굉장히 좌중을 숙연케 했던 것 같습니다.]

네, 이제 곧 영화가 개봉을 하게 될 텐데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해주시죠. 서미지 씨부터 먼저 하실까요?

[서미지/영화 '귀향' 배우 : 일단은 이때까지 너무나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정말 감사드리고 그리고 많은 분들이 영화가 너무 슬플까 봐 마음이 아파서 못 보겠다고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물론 우리 영화가 슬픈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 슬픔보다는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함께 위로하고 그리고 함께 치유하는 것에 더 의미를 두고 봐주셨으면 좋겠고, 국민 분들과 함께 마음으로 만든 정말 그런 영화인 만큼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정래/ 영화 '귀향' 감독 : 이 영화가 한 번 상영할 때마다 타향에서 돌아가신 한 분의 영령이 고향으로 돌아오신다, 그래서 우리 영화 '귀향'의 '귀' 자는 '귀신 귀' 자를 써서 '귀향'이다, 라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남아 계신 44분의 할머니들을 위해서라도 같이 우리 함께 영화관을 가주셨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이 영화가 위안부 할머니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의 아픈 마음의 상처를 위로하고 또 잊어서는 안 될 역사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