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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나빠요"…해외투자기업 기술연수생의 절규

"사장님 나빠요"…해외투자기업 기술연수생의 절규
"기계 앞에서 몸이 부서지도록 일했는데 이제 쓸모없다고 내쫓네요. 사장님 정말 나빠요."

23일 경남 김해고용지원센터 앞에서 만난 인도인 스리칸트(26) 씨 표정은 어둡고 고통스러워 보였다.

웃옷을 벗은 채 힘겹게 내민 그의 왼쪽 손과 팔은 여전히 화상과 복합 골절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는 지난해 3월 해외투자기업 산업기술연수생(입국비자 D-3)으로 한국에 왔다.

A사 인도 현지법인에서 근무하다 A사 한국 사업장으로 와 '기술연수'를 하다가 다시 귀국하는 코스였다.

그는 동료와 함께 경남 김해시 고무부품 생산기업인 A사에서 주·야간 2교대로 하루 12시간 일하며 버텼다.

한달에 이틀만 쉬고 월평균 300시간 이상 공장에서 숙식하며 혹독한 노동에 시달렸다.

인도 현지 법인에서 5개월가량 근무할 때와 달리 한국에서 산업연수생 삶은 너무 가혹했다.

인도에서는 한 사람이 1대씩 기계를 조작했는데 한국에 입국하면서 3대씩 기계를 조작해야 했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공장에서 기계만 바라보고 일을 계속했다.

사고 위험과 노동 강도는 훨씬 높아졌다.

그렇게 일하고 스리칸트 씨가 처음 손에 쥔 월급은 최저임금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15만원에 불과했다.

아예 월급이라고 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그를 절망으로 빠트린 사고는 입국 한 달 만에 일어났다.

지난해 4월 2일 오전 9시 50분께 고무사출기 작업 중 고온으로 달궈진 금형이 닫히면서 왼쪽 손과 팔이 끼어 정신을 잃고 말았다.

너덜거리는 손과 팔을 들고 병원 2곳을 옮겨 다니며 힘겹게 치료를 견뎌온 그에게 사측은 일부 치료비를 부담하다 그마저 지원을 끊었다.

지난해 6월 양산근로복지공단이 스리칸트 씨의 요양신청 불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사측 태도는 돌변했다.

공단은 스리칸트 씨가 국내사업장 소속 근로자가 아닌 인도법인 소속 근로자라는 이유를 들었다.

그가 기술연수 목적으로 국내 기업에 파견돼 근로를 제공했을 뿐이어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적용을 받을 수 있는 국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해석했다.

이후 사측은 휴업급여 등 보상을 거부했다.

급기야 사측은 지난해 10월 스리칸트 씨를 본국으로 강제 귀국시킨다는 결정을 내렸다.

꼼짝없이 치료를 위한 요양 등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쫓겨날 위기에 처한 그는 사업장을 탈출해 김해이주민인권센터를 찾아 도움을 청했다.

김해이주민인권센터 김형진 대표는 "과거에 사라진 중소기업 산업연수생제도가 규모가 작은 해외투자기업 산업기술연수생 제도로 여전히 살아 있었다"며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않는 저임금 속에 산재피해를 봤지만 현재 치료조차 거부한 몰염치한 사업장"이라고 밝혔다.

2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주민 인권을 위한 부산·울산·경남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김해고용지원센터 앞에서 '현대판 노예제'인 해외투자기업 산업연수생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제도 폐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현재 국내에는 기술연수(D-3)로 4천여명이 입국해 있지만 대부분 노예처럼 혹독하게 일하다 사업장을 이탈하거나 불법 체류 중"이라며 "정부는 비상식적이고 반인권적인 제도를 즉각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이주민 인권단체는 스리칸트 씨가 일하던 A사를 근로기준법 등 위반으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스리칸트 씨가 인도 현지 법인 소속 근로자로 돼 있지만, 실제 한국 공장에서 기술연수가 아닌 실제 근로자 역할을 한 것으로 밝히지면 휴업급여와 요양신청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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