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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민소설 '앵무새 죽이기'작가 하퍼 리 별세

미국의 '국민소설'이자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앵무새 죽이기'의 작가 하퍼 리가 현지시간 그제(18일) 별세했습니다.

향년 89세입니다.

미국 출판사 하퍼콜린스는 하퍼 리가 이날 조용히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습니다.

미 앨라배마 주 현지 언론도, 하퍼 리가 고향인 먼로빌에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시 당국자를 포함한 다수의 지역 인사로부터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리의 변호사 토냐 카터는 "리가 이른 아침 잠든 상태에서 숨졌다"면서 "그의 죽음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장례 일정도 공식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하퍼콜린스 출판사는 "세상은 하퍼 리가 뛰어난 작가라는 사실은 알지만, 그녀가 유쾌함, 겸손, 친절을 갖춘 특출한 여성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면서, 리는 책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았다고 밝혔습니다.

하퍼 리는 고향인 먼로빌과, 대학 졸업 후인 1950년대에 작품을 썼던 뉴욕 두 지역에서 일생 대부분을 보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채 1949년 뉴욕으로 이주한 그는 항공사 예약창구 직원으로 일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첫 작품인 '앵무새 죽이기'는 미국의 대공황기인 1930년대 앨라배마의 한 소도시에서 벌어지는 혼란스러운 사회상과 흑인 차별 실태를 어린 소녀의 눈으로 낱낱이 고발한 소설입니다.

이 소설에서 화자인 6살 소녀 '진 루이스 핀치'의 아버지는 가족이 위협당하는 가운데 백인 여성을 성폭행한 누명을 쓴 흑인 남성의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정의로운 변호사의 표상으로 그려졌습니다.

'앵무새 죽이기'는 1960년 7월 11일 정식 출판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고 리는 이듬해 퓰리처상을 받았습니다.

소설 '앵무새 죽이기'는 각급 학교마다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로 자리매김했고, 1962년에는 영화로 제작돼 주연인 그레고리 펙에게 오스카상을 안겼습니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4천만 부 이상 팔렸으며, 20세기 미국인이 가장 많이 읽은 소설의 반열에 들어가 있습니다.

1991년 미 의회 도서관의 조사에서는 성경 다음으로 미국인의 삶에 가장 영향을 준 책으로 꼽혔습니다.

그러나 작품이 유명해질수록 리의 삶은 미스터리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온 리는 19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인터뷰, 강연, 자신을 알리는 글쓰기를 통해 충실하게 작품을 홍보했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부터 인터뷰를 사절하기 시작해, 노년에는 자신의 작품이나 창작활동에 대해 공개적인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언니의 병간호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간 뒤 대중에게 거의 노출되지 않고 은둔에 가까운 삶을 살았습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리는 수많은 미국인에게 감동과 울림이 있는 글을 쓴 작가"라고 애도를 표하고, 오바마 대통령도 리를 존경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리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SNS에는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 메시지가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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