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드 포토] '큰딸' 살해 암매장 사건 피의자들 태연히 범행 재연

'큰딸' 살해 암매장 사건의 피의자들이 5년 전 딸을 때려 숨지게 한 아파트와 사체를 유기한 야산에서 18일 당시 상황을 재연했다.

이들은 비공개로 진행된 현장검증 내내 태연히 범행 과정을 되풀이 했으며, "딸이 보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현장검증은 지난 2011년 매질에 견디다 못해 큰딸(당시 7세)이 숨진 경기도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 이날 오후 1시15분께 시작됐다.

호송차를 타고 도착한 큰딸의 어머니 박모(42·여)씨와 살해에 가담한 이모(45·여)씨, 사체유기를 함께 한 백모(42·여)씨는 모자가 달린 점퍼 차림에 마스크를 써 얼굴을 모두 가린 상태였다.

이들은 경찰관에게 둘러싸여 아파트 주차장으로 들어가 숨진 큰딸의 시신을 가방에 담아 차량 뒷좌석에 실었던 과정을 차분히 재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는 이씨 소유(72평형, 방 5개)로, 자녀 학습지 교사인 이씨를 알게 된 백씨가 먼저 들어와 살았고, 대학동기인 박씨를 소개해 같이 지낸 것으로 드러났다.

"심정이 어떻느냐", "딸이 보고 싶지 않느냐", "(그토록 폭행하면)아이가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최근 경기 부천에서 잇따라 발생한 비속살인 사건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주민들은 피의자들을 향해 분노를 쏟아냈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같은 동 주민 A씨는 "뉴스를 통해 사건 내용을 듣고 몸서리가 쳐졌는데 우리 아파트였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놀라서 말도 나오지 않는다 어떻게 제 자식을..."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다른 주민 B씨는 "입주 15년째 살고 있는데 이웃 주민들 중에 그렇게 나쁜 사람이 있었다니 기가 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은 경기도 광주시 이씨 지인 소유의 다세대주택 지하방으로 시신을 옮겨 하루를 머물렀다.

경찰이 이씨 또한 큰딸 살해에 가담했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 중 하나다.

경남 고성경찰서 최창월 수사과장은 "피의자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하는 어떠한 감정의 변화도 없이 범행 과정을 태연히 재연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사흘 전 큰딸이 백골상태로 발견된 초월읍의 야산에서 박씨 등이 암매장하는 과정을 현장검증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큰딸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상해치사·아동복지법 위반)로 박씨를 구속, 검찰에 송치했다.

또 시신 암매장을 도운 혐의(사체유기)로 이씨와 백씨를 구속하고, 이씨의 언니 (50·여)를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는 지난 2009년 1월부터 이씨의 아파트에 살면서 2011년 10월 26일 오전 당시 7살인 큰딸이 이씨의 집 가구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베란다에 감금하고 30분간 회초리로 종아리와 허벅지를 마구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다.

박씨는 또 이씨 등과 함께 큰딸의 시신을 이틀간 차량에 싣고 다니다 경기도 광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24일 박씨를 기소할 방침이며, 경찰은 20일 이씨 등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각각 살인, 상해치사 혐의가 추가 적용될 수 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