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논의가 막바지에 이르고 한·미·일의 대북 압박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북핵문제 해법'을 들고 나와 그 배경과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중국이 들고 나온 새로운 카드는 한반도 비핵화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병행 추진입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호주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런 방식을 공식적으로 제안했습니다.
중국이 이런 아이디어를 공식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경화시보는 "중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는 제목으로 왕 부장의 제안을 소개했습니다.
외교 소식통도 "중국이 이 카드를 거론하고 나선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이런 아이디어를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지만 이 아이디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2005년 채택 당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이란 평가를 받았던 9·19 공동성명 안에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9·19 공동성명에는 6자회담의 목표가 한반도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달성하는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하면서 직접 당사국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협상 추진의 내용도 명시됐습니다.
총 6개 항으로 구성된 9.19 공동성명의 4항에는 6자가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한다는 대전제 아래 직접 관련 당사국들이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하기로 돼 있습니다.
또 북미간의 상호주권 존중, 평화적 공존, 관계정상화 추진, 미국의 대북 불침공 의사 확인 등 북한의 체제안전 우려를 완화하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중국이 이번에 한반도 비핵화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병행 추진을 제안한 것은 9·19 공동성명 합의를 근거로 하는 것입니다.
중국이 이런 제안을 한 것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북한 체제 안전에 대한 우려사항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6자회담 재개를 비롯한 대화 복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왕 부장도 "이런 방식의 취지는 각국의 주요한 우려 사항을 균형적으로 해결하는 한편 대화·담판이 도달해야 하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조속히 대화 복귀의 돌파구를 찾는 데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두고 8년째 공전중인 6자회담의 의장국으로서 어떻게든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보겠다는 중국의 절박함이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럼에도, 현재로서는 이런 제안이 실현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외교가의 중론입니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새로운 대북제재가 초미의 현안으로 부각된 상황에서 한·미·일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한·미·일의 경우 9.19 공동성명에서 가장 중요한 1항인 한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가 실현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평화체제 논의는 '시기상조'란 생각이 강합니다.
중국의 제안은 "북한의 안보 우려도 논의할 테니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도 해석되지만, 북한 역시 이미 6자회담 탈퇴를 선언한데다 한·미·일의 압박에 강력하게 반발하는 상황이어서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외교 소식통은 "대북 제재를 어떻게 강화할지를 논의하는 와중에 중국이 병행 추진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시기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적어 보인다"고 예상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제안이 한·미·일의 초강력 대북제재안 추진에 대해 '물타기'를 하면서 3국의 대북 압박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중국, 북핵문제 새로운 해법제시…가능성은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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