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들은 올해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전투 중 하나가 치러지는 해가 될 거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 전투란 바로 얼마 전 사망한 안토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후임을 선정하는 전투인데요, 연방대법원 대법관이 도대체 어떤 역할을 하길래 정치권이 이렇게까지 격돌하는 걸까요? 김우식 특파원의 취재파일 보시죠.
[버락 오바마/美 대통령 : 논란의 여지가 없는 적임자를 지명할 것입니다. 내 정치를 반대하는 사람이라도 공정한 인물이라면 법원에서 명예롭고 진실되게 일할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미국의 역사를 결정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857년 자신이 자유인이라고 주장한 흑인 노예 드레드 스콧에게 연방대법원은 흑인은 시민이 아니므로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판시했고, 이에 대한 비판으로 결국, 에이브러햄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돼 노예들에게도 시민권을 부여하도록 헌법이 수정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이로부터 100년 뒤에는 흑백 분리가 수정 헌법 위반이라며 연방대법원이 만장일치로 흑인 학생의 백인학교 입학을 허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00년 대선에서는 연방대법원이 수작업 재검표를 위헌이라고 결정해 앨 고어 후보에 맞섰던 조지 부시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습니다.
이밖에 건강보험 개혁법 보조금 지원이나 총기 소지 허용을 합헌이라 인정했는가 하면 가장 최근엔 50개 주 전체에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역사적인 결정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연방대법원은 헌법재판소의 기능까지 갖고 있고 9명의 대법관들은 9명의 법신이라 불릴 정도로 법안을 만들거나 무력화시킬 수 있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미국의 대법관들은 종신제입니다. 행동이 선량한 동안에는 직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규정에 명시돼 있습니다.
다시 말해 스스로 그만두거나, 이번처럼 숨지거나, 탄핵 또는 기소되지 않는 한 남은 여생 동안 평생 계속할 수 있습니다. 임기가 6년으로 못박혀있는 우리나라와는 하늘과 땅 차이의 그야말로 절대 권력인 겁니다.
갑자기 공석이 된 대법관 한 자리를 진보 인사로 채울 것이냐 보수 인사로 채울 것이냐를 두고 오바마 대통령이나 공화당 모두 순순히 물러설 수 없는 이유를 아시겠죠.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재임 중에 운이 좋게도 진보 성향 대법관을 2명이나 지명했는데요, 이번에 스캘리아의 후임까지 지명한다면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30년 만에 대법관 3명을 지명하는 대통령이 됩니다.
▶ [월드리포트] 우리 편을 심어라…후임 뽑자는데 반발하는 이유는? - 대법관 죽음으로 본 美 대법원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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