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기름 덜 들어오네" 혹시나 했더니 역시 '조작'

<앵커>

주유소 미터기를 조작해 기름을 정량보다 적게 넣는 고전적 사기 수법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5년 사이에 주유기를 조작했다가 적발된 주유소가 다섯 배나 늘었습니다.

조작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민경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의정부의 한 주유소. 단속에 나선 경찰이 조작된 주유기 암호를 입력합니다.

[1, 7, '전회 취소']

이 암호를 입력하면 주유기는 기름을 덜 넣게 조작돼 있었습니다.

계량 탱크로 확인한 결과 실제 넣어야 할 기름보다 2ℓ가 적었습니다.

37살 박 모 씨 등 36명은 재작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조작 프로그램을 이용해 정량보다 최대 5% 적게 주유해 왔습니다.

수도권 일대 주유소 18곳의 대표나 직원들인 이들이 그동안 판매한 기름은 330억 원어치.

하지만 실제로 들어간 기름은 317억 원어치로, 주유기 조작을 통해 13억 원을 챙긴 겁니다.

조작 프로그램 판매는 은밀하게 이뤄져, 단속도 쉽지 않습니다.

[최승우/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 (판매자가) CCTV 없는 사각지대로 주유소 업자들을 부릅니다. 조작된 내용 설명하면서 대당 200~300만 원에 판매하죠.]

주유기를 조작해 기름을 팔다 적발된 업소는 지난 2011년 22곳에서 지난해 149곳으로 7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승헌/한국석유관리원 특수검사팀장 : (조작으로) 손쉽게 이득을 취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USB로 꽂고 1분 이내에 프로그램이 변경됩니다.]

한국석유관리원은 기존 주유기의 조작을 막긴 어렵다면서, 주변보다 가격이 많이 싼 주유소는 일단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 고속도로 밑 땅굴 파 기름 훔친 일당…그들을 도운 경찰
▶ 잘사는 일본보다 기름값 더 비싼 이유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