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에 의해 축출된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극히 이례적으로 기자들에게 자신의 집을 개방해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잉락 전 총리는 전날 일부 내외신 기자들을 방콕 북부에 있는 자신의 저택으로 초대했다.
잉락 총리는 자택 내에 있는 채소밭에서 상추를 따고 샐러드를 만드는 등 평범한 주부로서의 모습을 연출했다.
또 채소밭을 일구거나 근처 사원을 방문하는 등 최근 자신의 일상을 보여줬다.
군부에 의해 축출된 이후 처음으로 기자들을 초청한 잉락 전 총리는 특별한 의제가 없는 자리라면서 정치적인 의도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군부 주도로 이뤄지는 개헌 작업과 총선 등에 대한 생각을 숨기지는 않았다.
잉락 전 총리는 "지금은 조용히 입을 닫고 군부에게 기회를 줘야한다. 정부가 약속대로 총선을 치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군부가 주도하는 의회의 탄핵 조치로 2020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 그는 "채소에 물을 주는 것 말고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며 자신이 소속된 야당인 푸어타이당의 총선 캠페인에 동참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잉락 전 총리의 이번 기자 초청행사는 최근 해외 도피 중인 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총선 준비 지시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탁신 전 총리는 지난 7일 춘절을 앞두고 푸어타이당 의원들과 화상 전화 통화를 하면서 "총선이 조기에 치러질 수 있으니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현지 일간 '더 네이션'이 전했다.
실제로 잉락 총리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외신들과 잇따라 인터뷰를 하면서 보폭을 넓혀왔다.
지난 2011년 태국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 잉락은 2014년 5월 군부 쿠데타 직전 고위 공직자 인사와 관련한 권력남용 혐의로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임됐다.
이어 이듬해 1월에는 쌀 수매와 관련한 부정부패 혐의로 의회에 의해 탄핵당해 2020년까지 정치활동이 금지됐으며, 관련 혐의로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쿠테타를 일으킨 군부는 탁신 전 총리가 실질적으로 이끌던 정부를 붕괴시켰으며, 잉락 전 총리에 대한 잇따른 처벌도 친탁신 세력의 재집권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한편, 잉락을 축출한 군부는 최근 개헌안을 완성해 오는 7월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며, 내년 중에는 총선을 치러 새 의회를 구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연합뉴스)
잉락 前 태국총리 "채소 물주기 말고 할일 있다"…총선 준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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