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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용납 못하는 사회, '패자부활'의 기회 줘야

<앵커>

우리나라에서 창업뿐 아니라 입시나 취업 같은 한두 번의 실패는 영원한 낙오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SBS 연중기획, 함께 만드는 기쁨 오늘(12일)은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정성엽 기자입니다.

<기자>

싱싱한 참돔의 꼬리를 자르고, 얇은 철사로 척수를 제거합니다.

[이렇게 하면 신경이 금방 죽으니까….]

얼음물에 담근 뒤 회를 뜨면 쫄깃함이 오래갑니다.

35살 윤기홍 씨는 수산시장의 이런 발품 정보와 시세를 SNS에 소개하는 사업을 고안했습니다.

[송행임/상인 : 저희가 장사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매출도 많이 올랐습니까?) 그렇습니다.]

의류 사업에 도전했다 실패했던 윤 씨는 재기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좌절을 맛봤습니다.

[윤기홍/수산시장 정보 사업체 대표 :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는 요건 중에 창업자의 이력이나 스펙을 보고 투자를 많이 한다고 합니다.]

[아~ 돈이 들지 않는 사업을 해야겠다.]

다시 기회를 잡은 윤 씨는 그나마 다행입니다.

국내 창업자들이 재기의 기회를 얻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과도한 경쟁과 단 한 번의 실패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는 젊은이들을 나라 밖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조훈기/이민업체 대표 : 이전에는 가족 중심의 이민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초청도 많았고요. 최근에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에 이민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전공 분야에) 사람들이 많다보니까 대우를 못받고 나중엔 치킨집에 간다고 들어서….]

[지금 있는 직장을 그만두면 다른 곳에 기회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큰데….]

[이주희/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 떨어진 다음에 올라갈 가능성이 보이지 않을 때 굉장히 불안해지죠. 게다가 더 나아지리라고 예측하기 힘들 때 불안이 더 악화되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정해진 경로를 따라가야만 뒤처지지 않는다는 믿음은 사회의 역동성을 떨어뜨립니다.

[허태균/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 모든 사람이 한 군데를 누가 더 깊이 파냐만 하고 있어요. 너무 많은 사람이 거기다 우물을 파버리면 고갈되는 건 진리예요. 사람들이 곳곳에 퍼져서 우물을 파야 맞는 거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패자 부활이 가능한 사회가 돼야만 다 함께 기쁨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 : 윤선영,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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