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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문정인 "통일대박론 완전 쪽박 차게 돼"

* 대담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한수진/사회자: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 하루 만에 꼭 하루 만에 북한이 공단을 폐쇄하고 군사 통제구역을 선포했습니다. 우리 측 인원을 전원 추방하고 자산도 전면 동결했습니다. 남북간 군 통신 또 판문점 연락 통로 폐쇄에 대화 채널까지 모두 끊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이 중요한 시험대에 오른 것 같습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시죠. 현재는 UC 샌디에고 세계정책전략대학원 크라우스 석좌연구원으로 미국에 머물고 계신 문정인 교수 전화로 연결해서 관련한 말씀 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문정인 교수님?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교수님 방금도 언급했지만 북한이 공단 폐쇄하고 군사통제구역 선포했습니다. 이런 결정 어떻게 봐야 될까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우리가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한 것을 북한은 적대적 행위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상당히 많고 그래서 그 지역을 군사통제구역으로 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남북 간에 적대 관계가 상당히 아주 극에 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 한수진/사회자:
 
어제 나온 성명서를 봐도 박 대통령을 향한 막말을 물론이고 거친 비난을 했습니다. 그리고 남한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 남북관계의 마지막 명줄을 끊어놓는 파탄 선언이다.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이렇게 주장했는데요. 그렇다면 김정은의 다음 수순은 뭐가 될까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글쎄요. 이제 우리 하는 것에 달려 있겠지만 당분간 남북한 관계는 적대적 관계로 갈 것이고 그 다음에 우리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통해서 대북 제재를 강화하기 시작하게 되면 북한이 그 후에 할 수 있는 것들이 지금 당장은 5차 핵실험이라든가 광명성 5호 발사하기는 상당히 힘들겠지만 하여간 전반적인 적대적 자세는 계속 유지하겠죠.
 
▷ 한수진/사회자:
 
핵개발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고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포기하지 않겠죠. 적대적 관계가 지속되는 한 북은 체제 안보나 국가 안보라는 명분하에서 계속 핵 야망을 계속 유지하겠죠.
 
▷ 한수진/사회자:
 
단기적으로는 일각에서는 군사적인 충돌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질 수밖에 없죠. 북한 자체가 결국에 지금 상황을 준전시로 보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사소한 충돌이 서해에서나 또는 동부전선 쪽에서 있을 수 있다면 사소한 군사적 충돌은 배제할 수 없겠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지금 개성공단 하면 말이죠.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이런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결정은 잘한 거라고 보십니까?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불가피한 측면도 없는 건 아니지만요 너무 성급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드네요.
 
▷ 한수진/사회자:
 
너무 성급했다?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대북 제재를 위해서 국제 공조를 할 필요는 있고 거기에서 한국이 솔선수범을 해야 중국을 포함해서 모든 국가들이 따를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한 측면도 있습니다만 정부라고 하는 건 국민의 안정과 재산에 대한 고려가 최우선돼야 할 텐데 이번에 그것이 모자란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지금 미국이나 일본까지 똘똘 뭉쳐서 강력한 대북 제재에 들어갔으니까 우리 정부로서도 강한 제재 조치를 해야 할 필요는 분명히 있었다고 보시는 거군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렇죠. 우리가 먼저 보임으로써 미국 일본을 포함해서 전 세계 국가들이 북한에 대한 제재 국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한 조치라고 볼 수 있는 거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실제적으로 대북 제재를 이끌어내는 데에 어떻게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 영향력을 미칠까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글쎄요. 그게 쉬울 것 같지는 않은데요. 북한의 대외 경제 의존도라고 하는 게 상당히 낮고 중국이 또 얼마만큼 여기에 동참할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이런 제재가 북한에 대해서 얼마나 효과적인 영향을 줄지는 아직은 미지수일 것으로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게 어쨌든 중국을 설득하고 대북 제재 동참하게 하는 게 관건인데 아직까지는 시진핑 주석이 꼼짝도 안 하는 분위기죠?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오히려 이번 조치 이번 개성공단 폐쇄 조치와 한미일 3국 공조를 강화한 측면이 중국으로 하여금 더 협력을 하지 않게끔 만들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저는 봅니다. 그래서 그게 우려되는 부분인데요.
 
▷ 한수진/사회자:
 
협력을 하지 않게 할 수도 있다 하는 말씀이세요? 왜 그렇습니까?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러니까 유엔 안보리 결의안 자체는 중국이 동의할 수가 있지만 그 강도에 있어서는 미국이나 한국과 상당히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시진핑 주석이 기본적인 한반도 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첫째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둘째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루고 세 번째로는 모든 현안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자는 게 중국의 변하지 않는 3대 원칙이거든요. 이 원칙에 따르면 제재라고 하는 것을 북한으로 하여금 협상의 테이블로 오게 만드는 수단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제재를 위한 제재 그 자체에 동의하기는 상당히 힘들 거라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상황을 보면 말이죠. 한미일 대 북중러 이런 신 냉전구도가 형성이 됐는데요. 이런 가운데에서 우리 외교가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할지 상당히 중요한 문제 아니겠습니까?
 
개성공단 전원 철수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글쎄 거기서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가 대한민국이었거든요. 우리가 남북관계 개선을 하면서 중국하고 관계를 잘 맺고 그러면서 한미일 3국 공조를 했을 때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수 있는 건데 지금처럼 우리가 북한하고 각을 세우고 우리가 한미일 3국 공조를 강조하다 보면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에게 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그런 형국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외교적인 발상을 다시 한번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금 당장은 우리 대통령께서도 화가 많이 치밀었을 것이고 엄청난 무력감도 느꼈겠죠.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강경 조치를 북한에 대해서 하신 건데 결국 북한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풀어야 하는 문제고 그러려고 하면 보다 상상력 있는 외교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대화와 협상.. 상상력 있는 외교정책이라? 여당에서 햇볕정책이 실패했다고까지 말이 나왔는데, 햇볕정책을 이어가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햇볕정책 실패요? 오히려 이번 조치로 대화가 완전 끊어졌는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정부가 성급하게 나가더라도 여당에서 이런 얘길 먼저 꺼내면 안되죠, 햇볕정책 덕분에 개성공단을 보루로 남북이 그나마 대화가 가능했고 군사적 긴장도 피할 수 있었는데, 햇볕정책 실패란 말은 어불성설이죠.
 
▷ 한수진/사회자:
 
햇볕정책 포기해선 안된단 지적이신데,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더 이상 김정은과의 대화는 어려워진 게 아닌가 끊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그만큼 분위기가 상당히 안 좋은 건 사실 아닙니까?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분위기 안 좋은 건 안 좋은 것이지만 우리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가 뭡니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그런 자세를 보여야 하는 거겠죠. 시간이 꼭 우리 편이 아닙니다. 북한이 5차 6차 7차 핵실험 하게 되면 진정한 의미에 있어서 핵보유국가로 완전 자리를 잡는 건데 그러면 상황이 게임의 전반적인 규칙이 바꿔질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막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북한을 도덕적으로 비난한다고 해서 일이 해결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김정은을 북한을 어떻게 대화에 끌어들일 수가 있을까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글쎄 지금은 쉽지가 않겠죠. 냉각기가 필요할 건데. 저는 지금도 6자회담을 재개하는 게 최상의 방법이라고 보고요. 6자회담 안에 있는 그리고 북한이 계속 요구하는 게 북한이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없애달라고 하는 것이니까 그건 9.15 공동선언에 보면 소위 남북한을 포함해서 유관 국가들 즉 미국과 중국이 다같이 한반도 평화 체제를 만드는 포럼을 만든다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6자 회담을 재개해서 거기에서 북한의 비핵화 그리고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그리고 북미관계, 북일관계 정상화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 같아요. 6자 회담은 죽은 게 아니고 살려야만 북한이 핵무장을 해제할 수가 있고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6자 회담은 어떻게든 다시 되살려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또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 같은 경우는 6자 회담이 오히려 북한에 핵개발 시간을 벌어줬다 하는 그런 비판도 했더라고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건 우리 정부의 직무 유기를 스스로 고백하는 것밖에 안 되는 거죠. 2013년 9월 6자회담 10주년 기념회의가 북경에서 열렸을 때 북한과 중국 등은 조건 없는 6자 회담 재개를 공식적으로 제의를 했거든요. 그러나 우리 정부나 미국 정부가 이것을 단숨에 사실상 거부를 했죠. 결국 6자회담을 제대로 활성화 못 시킨 게 우리 정부의 역할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 담당자 스스로가 6자회담 초기에 차석 대표했던 양반인데 그런 양반께서 그런 발언을 했다는 건 이해하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왜냐하면 그 분 같은 경우는 6자 회담의 유용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6자 회담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이게 오히려 직무유기를 고백하는 거다 하는 말씀이시군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사실 그렇죠. 우리가 결국 북한 핵에 대한 위협을 가장 많이 느끼는 나라가 우리 아닙니까. 그러면 우리가 나서서 6자회담을 활성화시키고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장을 못하도록 하고 미사일 발사를 못하도록 만드는 게 정부의 존재 이유인데 그걸 결국 안 했다는 거 아닙니까. 미국 측하고 항상 같은 소위 해보를 취하면서 결국 상황의 반전을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밖에 안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어쨌든 지금 북한도 당근을 원하는 것 같은데요. 오바마 대통령 반응 영 안 보이고요. 어쨌든 미국 올해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 이 문제도 상당히 중요하지 않을까 싶으네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저는 더 중요한 건 대한민국 정부의 정책적 의지입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을 바꿀 수 있는 당사자는 대한민국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접근을 한다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든 샌더스가 되든 힐러리가 되든 상황을 바꿀 수 있지만 우리 정부가 계속 미국에 강경 기조와 동참을 하는 한은 남북 간 관계는 어려워지고 한반도의 긴장 국면은 고조가 될 수밖에 없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보면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이 중국이 아니라 미국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미 틀었죠.
 
▷ 한수진/사회자:
 
이미 오래된 거다 하는 말씀이세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아 물론이죠. 중국은 계속 우리 제가 기억하기는 2013년 9월 이후부터 계속 하여간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하고 북한 핵문제 풀어나가자고 했지만 한국과 미국 두 국가는 결국에 북한이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6자 회담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해오다가 지금까지 온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자세 조정을 할 필요는 있을까요? 어떻습니까?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금 당장은 힘들겠죠. 지금은 긴장 국면이니까 우선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을 하고 개성공단도 폐쇄가 된 상태고 남북한 간에도 긴장이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반전을 꾀하기는 힘들 거라고 봅니다. 그러나 시간을 두면서 이런 뜻은 막후 외교를 통해서 뭔가 해결점을 찾아야 하는데 우리 정부가 그럴 의지와 자세가 있는지 그건 아직 회의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우리 정부가 그럴 의지가 있는지 그것도 회의적이다 하는 말씀이세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면에서 우리 외교가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줘야 할 텐데 말이죠.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금이야말로 우리 정부가 외교적 상상력과 능력을 보여줄 아주 중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면에서는 걱정이 되는 그런 측면도 많은 것 같습니다. 교수님 어떠세요?
 
▶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그렇지 않습니까. 지금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물 건너 가게 된 것이고 그렇지 않습니까. 통일 대박론도 완전히 쪽박을 차게 되는 거고 박근혜 정부가 표방했던 중요한 정책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그 다음에 동북아 평화 협력 구상, 통일 대박론 이 모든 것들이 완전히 중지되는 상태가 되는 건데 임기 1년 반 남겨놓고 2년 남겨 놓고 이건 바람직하지 않은 거라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듣고 보니 정말 걱정이 되는데요,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나갈지 지켜봐얄 것 같습니다. 교수님,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세대 문정인 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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