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바닥보다 더 깊은 곳에 쌓여 있는 퇴적물 속에는 영양분이 거의 없다.
너무 깊어 햇빛도 도달하지 못한다.
그래서 생물이 존재할 수 없는 곳으로 여겨지고 있다.
'무생물의 세계'로 알려져 온 이곳에서 최근 다양한 생물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과학계는 이런 발견이 생물의 진화와 생명이 존재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에 관한 수수께끼를 풀어줄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의 해저 밑에는 미지의 미생물이 40억t(탄소환산)이나 있다. 마치 지구 속에 또 하나의 우주가 있는 셈이다. 이곳에서 생명을 탐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해저굴착 국제프로젝트 대표를 맡고 있는 이나가키 후미오(稻垣史生) 일본해양연구개발기구 고치(高知)코어연구소장 대리의 말이다.
4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이나가키 대표는 작년에 아오모리(靑森)현 하치노헤(八戶) 앞바다 해저 약 2.5㎞의 석탄층에서 미생물을 발견했으며 100종류 이상의 배양에도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지하에서 생명활동이 확인된 장소로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곳이다.
이 해역은 일본 열도가 생겨나기 전에 울창한 숲과 습지였다.
2천만 년도 더 전에 이곳에 있던 식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석탄층이 생겨나고 일본 열도가 형성되면서 바다 밑으로 가라 앉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지층에 아주 적은 양의 영양분(유기물)과 물로도 생존할 수 있는 삼림의 토양속에 사는 미생물이 남아서 지금도 유기물을 분해해 천연가스의 주성분인'메탄'을 계속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나가키 대표는 "극한환경에도 아주 먼 옛날 삼림 토양의 생태계와 같은 기능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미생물의 놀라운 힘"이라고 강조했다.
메탄을 만들어내는 미생물은 지구 생명진화의 극히 초기단계에 등장했다.
해저 밑 깊은 곳에는 영양분이 제한돼 있고 환경도 별로 변하지 않기 때문에 살아 남는 과정에서 지상과는 다른 구조의 진화를 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해저 불과 7.5m가 '생물이 존재하는 한계'로 인식됐다.
그보다 깊은 곳에는 화석밖에 없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과학계의 상식은 1994년 영국 미생물학자들이 태평양 연안을 굴착해 해저 800m의 퇴적물에도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일거에 깨졌다.
여기에 2005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지구 맨틀(mantle)까지 굴착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일본의 지구심부탐사선 '지큐(地球)'가 등장하면서 "생명의 한계"의 깊이가 계속 깊어지고 있다.
해저 밑에서는 대사작용이 극단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1천 년-1만 년에 한 번 정도밖에 세포분열을 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광물입자와 미생물을 분간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검출전문가인 모로노 유키(諸野祐樹) 해양연구개발기구 주임연구원은 극단적으로 천천히 분열하는 세포와 무생물을 구분하는 화상처리법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모로노 연구원은 "미지의 생물을 연구하는 것이니만큼 지금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곳에 생물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지금까지 아주 적은 양의 확인한 시료 속에 더 많은 생명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몇 년 내에 그걸 찾아내는 방법을 찾아낸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
"해저 밑 '무생물의 세계'에서 생명의 신비 푼다"
일 해양연구개발기구. 해저 2.5km 석탄층서 미생물 발견·배양성공 <br>"심해는 지구 속 또 다른 우주" …" 심해 미생물은 진화·생명 풀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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